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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수목드라마 ‘행복배틀’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첫 회 0.7%의 시청률로 시작해, 6회 만에 두 배의 시청률을 넘어선 2.0%(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띠고 있는 상황. 앞으로 펼쳐질 다양한 이야기와 사건의 전개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미 기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으며, 동시에 입소문을 타 새로운 시청자의 유입도 기대해볼만 한 상황이라 더욱 관심이 높아진다.

‘행복배틀’은 ‘품위있는 그녀’, ‘내이름은 김삼순’ 등을 연출한 김윤철 감독과 ‘고즈넉이엔티X밀리의 서재’ 케이 스릴러 공모전에서 당선된 동명의 소설 원작자 주영하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SNS에서 행복을 겨루던 엄마들 중 한 명이 의문투성이인 채 사망한 뒤, 비밀을 감추려는 이와 밝히려는 이의 싸움을 그리는 서스펜스 스릴러를 그린다. ‘행복배틀’은 첫 회부터 주인공 중 한 명이 사망, 이후 벌어지는 죽음의 진실과 다양한 사건들이 뒤얽혀 궁금증을 높인다.

ENA는 ‘구필수는 없다’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수목드라마를 론칭, 이후 최고 시청률 ‘17.5%’를 기록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채널 이름 알리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ENA 드라마는 좋은 성적표를 내지 못했다. 후속으로 ‘굿잡’이 최고 시청률 3.1%를 기록했지만, 이후 ‘얼어죽을 연애따위’ ‘사장님을 잠금해제’ ‘남이 될 수 있을까’ 등 많은 드라마가 시청률 3%를 넘기지 못한 채 종영을 맞이했다. 이런 상황에서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띠는 ‘행복배틀’의 행보는 더욱 눈길을 끈다. 더욱이 공중파, 종편이 아닌 채널에서 이 같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점도 의미를 갖는다.

‘행복배틀’은 단순히 과열된 사교육, 보여주기식의 삶을 꼬집는 것을 넘어서, 탄탄한 이야기 전개로 흥미를 더한다. 주인공의 죽음으로 인해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 그리고 하나둘씩 밝혀지는 관계성을 보여주며 시청자로 몰입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건 ENA라는 채널의 한계성이다. 실시간으로 시청 가능한 플랫폼은 TV 채널뿐이며,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는 지원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접근성이 높은 OTT 플랫폼으로는 티빙이 있을 뿐이다. 이 가운데 ‘행복배틀’이 티빙에서 TOP20 프로그램 1위를 기록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럼에도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으니…‘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시청률만큼은 아니더라도, ENA 수목드라마에서는 고무적으로 받아들일 결과물이다. 지금의 화제성이 앞으로도 계속됐을 때 후반부에 유입될 시청자들이 많아질 거라는 기대감도 가져볼 수 있겠다. 앞으로 12부의 이야기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행복배틀’의 시청률은 어디까지 오르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