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선발비리’ 수사 어디까지? 축구계, 수사 확대 불가피할 듯

입력 2023-06-22 17: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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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된 안산 임종헌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검찰이 프로축구 선수선발 비리를 수사 중인 가운데 축구계 전체에 초비상이 걸렸다.

22일 축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부장검사 김현아)는 19일 K리그2 안산 그리너스 임종헌 감독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했고, 여기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 중이다. 2018년부터 이듬해까지 파타야 유나이티드FC(태국)를 이끈 임 감독은 에이전트 A로부터 당시 수천만 원을 받고 한국선수 2명을 선발한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안산 관계자는 “구단 차원에서 진위를 파악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미 관련 내용을 파악했다. 수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산은 발칵 뒤집혔다. 최근 4연패를 포함해 7경기 무승(2무5패)으로 12위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사령탑이 범죄 의혹에 휘말렸다. 임 감독의 유·무죄 여부를 떠나 굉장히 치명적인 상황이다.

이번 수사는 안산 구단만으로 끝날 것 같진 않다.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검찰은 A가 임 감독 외에도 K리그 다른 구단들과 대학 축구부에 선수선발을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이미 2~3개 구단이 수사선상에 올랐고, 전직 대학 감독 B도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다. B가 제자를 지방 C구단에 입단시켰는데 선수 부모가 B에게 거액의 사례금을 전했고, 여기에 A가 관여했다고 본다. 검찰은 이처럼 A의 다른 사건을 송치 받아 수사하던 중 입단을 대가로 한 금품 전달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와 정황으로 볼 때 수사 확대 가능성이 크다.

축구계는 초조하게 추이를 지켜볼 뿐이다. 과거보다 많이 줄었다고는 해도 상급학교 입학 과정에서 여전히 뇌물이 오가는 경우가 잦고, 프로 입단 과정에도 인사 명목의 검은 돈이 전달된다는 의혹이 끊이질 않는다. 대개는 실력이 부족한 선수가 ‘프로’ 경력을 사들이는 경우다. 끝까지 생존할 수 없어도 은퇴 후 유소년 축구교실이라도 운영하려면 ‘프로 출신’은 굉장한 메리트로 작용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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