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투포환 선수가 100m 허들 경기 뛴 사연 ‘감동’

입력 2023-06-26 1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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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의 투포환 선수 졸리엔 부움쿠가 여자 100m 허들 경기를 치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벨기에의 여성 투포환 챔피언 졸리엔 부움쿠(Jolien Boumkwo·29)는 지난 주말 폴란드 호주프에서 열린 유럽팀선수권대에서 벨기에 팀을 위해 말 그대로 장애물을 뛰어넘었다.

25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관련 외신을 종합하면 부움쿠는 팀 동료인 단거리 달리기 선수 두 명이 부상을 당해 벨기에가 디비전1에서 자동 탈락하는 상황에 처하자 여자 100m 허들 경기에 자원해 출전했다. 최소한의 점수라도 얻기 위해서였다. 16팀으로 이뤄진 디비전1에서 하위 3개국은 디비전2로 강등된다. 허들 경기가 열린 토요일 당시 16위의 벨기에(159점)는 튀르키예(160), 노르웨이(161), 그리스(171.15) 등과 강등 경쟁을 펼치고 있어 1점이 아쉬웠다.

출발 신호가 울리자 부움쿠는 각 허들을 조심스럽게 넘었다. 허들을 쓰러뜨리면 감점을 당할 수 있기 때문. 그는 감점 없이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달리기 전문이 아니었기에 ‘토끼와 거북이’ 경주 꼴이었다. 그는 1위 선수보다 19초 늦은 32.81의 기록으로 100m허들을 완주했다. 그는 전날 주 종목인 포환던지기에선 7위에 올랐다.

벨기에의 투포환 선수 졸리엔 부움쿠가 여자 100m 허들 경기를 치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제게는 팀이 가장 중요합니다. 1점 차이로 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100m 허들 출전을 고려했습니다”라고 부움쿠는 말했다.

“침착하게 임한다면 저에게는 아무런 위험이 없습니다. 어쩌면 일생에 단 한 번뿐인 기회일지도 모르죠. 레이스가 정말 즐거웠어요. 몇 가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부움쿠 덕에 벨기에는 2점을 획득했다. 하지만 극적인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벨기에는 최종 성적 14위에 머물러 디비전2 강등을 피하지 못 했다.

올해 29세인 부움쿠는 2011년 유럽 주니어 선수권 대회에서 투포환 부문 13위를 차지한 이래 국제무대에서 벨기에 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2023년 튀르키예에서 열린 유럽 실내 선수권 대회에서는 15위를 차지했다.

실외대회에서 가장 멀리 던진 기록은 17.09m이며 실내 최고 기록은 17.87m이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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