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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AS로마(이탈리아)에 이어 오현규가 몸담고 있는 셀틱FC(스코틀랜드)마저 한국을 거치지 않고 프리시즌 투어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인천이 야심 차게 마련한 한여름 이벤트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2일 인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유럽팀과 친선경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씁쓸해했다.
당초 인천은 이달 말 로마, 셀틱, 황희찬의 울버햄턴(잉글랜드)이 참가하려던 ‘코리아 투어 2023’에 출전하려고 했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사태가 벌어졌다. 대회 주최사인 스타디움엑스·언터처블스포츠그룹(USG) 컨소시엄이 대전료를 제때 지급하지 못해 참가팀들이 하나둘 발을 뺐다.
로마가 가장 먼저 방한 취소를 알렸고, 울버햄턴이 뒤를 따랐다. 모두 미흡한 재정적 의무 이행 노력을 이유로 댔다. 인천은 8월 1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로마와 대결하려 했으나 계획 수정이 불가피했다.
대안은 있었다. 주최측은 두 팀이 빠졌음에도 대진과 일정을 바꿔 2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인천-셀틱전을 추진한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역시 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계약금(20%)~중도금(20%)~잔금(60%) 지급을 약속했지만, 인천은 지급 마감일(6월 30일)까지 중도금을 받지 못했다. 일본에서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감바 오사카와 대결한 뒤 방한을 계획한 셀틱의 사정도 비슷했다.
친선경기 취소는 인천으로선 굉장히 뼈아프다. 본래 인천은 자체적으로 해외팀을 초청하려다가 ‘코리아 투어 2023’ 프로모터를 만나 지금에 이르렀다. 한 달 사이에 새로운 스파링 파트너를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행히 금전적 손실은 피했지만, 좋은 팀과 좋은 경기로 팬들을 기쁘게 하지 못하게 된 것이 안타깝다. 인천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로 사무국 회의를 통해 대안을 찾겠다. 좋지 않은 상황이나 최대한 긍정적인 이벤트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