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1년만 더…” 절실했던 키움 김준완의 생존기 [베이스볼 피플]

입력 2023-07-05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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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준완. 스포츠동아DB

“어떻게든 1년만 더 하자고 생각했다.”

키움 히어로즈 김준완(32)의 야구인생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지 못해 육성선수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했고, 2년 뒤인 2015년에야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뛰어난 수비력을 앞세워 2016년(122경기)과 2017년(104경기)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빛을 보는가 싶었으나, 국군체육부대(상무) 전역 후에는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결국 2021시즌 후 NC의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김준완은 이 시기를 돌아보며 “야구가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절실함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상황이 녹록치 않았지만, 입단 테스트를 거쳐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어렵사리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고, 그 결과 지난해 데뷔 후 가장 많은 398타석에 들어섰다. 111경기에서 타율 0.192(317타수 61안타), 1홈런, 28타점의 성적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지만, 0.339의 출루율과 결정적 순간 호수비로 기량이 떨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대수비 출전이 전부였던 2016년 이후 처음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 타석에 섰고, 안타와 타점까지 뽑았다.

올해도 김준완의 역할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5월 26일 다시 1군 무대를 밟은 뒤 꾸준히 그 자리에서 버티고 있다. 4일 고척 NC전에선 결승타를 포함해 2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키움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성적도 44경기에서 홈런 없이 타율 0.230, 8타점, 출루율 0.313으로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2차례 결승타를 기록하는 등 팀이 필요한 순간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방출 이후 선수생활 연장의 기로에서 살아남은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매 순간이 행복한 이유다.

김준완은 “지난해에는 야구를 하는 자체로 너무 행복했다”며 “후반기에는 오히려 부담을 가져서 힘들었는데(타율 0.168), (홍원기) 감독님께서 ‘네가 테스트를 받으러 왔을 때 어떤 마음가짐이었는지 생각하고 즐겁게 하라’고 말씀해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당시 김준완의 각오는 단순했다. “어떻게든 1년만 더 하자.” 다른 이유는 없었다. 사랑하는 야구를 놓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절실했고, 지금도 그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있다. 그는 “단지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 잘하든 못하든, 1군이든 2군이든 상관없이 야구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팀 젊은 선수들이 워낙 밝고 자신감도 넘친다. 그만큼 나도 긍정적 에너지를 얻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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