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 비연예인 결혼 예능…현실 공감-박탈감 조장 두 시선

입력 2023-08-0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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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로’ 방송 화면. 사진제공 | SBS플러스

연예인 부부의 알콩달콩 일상을 매력으로 내세웠던 ‘결혼 예능’ 포맷이 달라지고 있다. SBS플러스·ENA ‘나는 솔로’, MBN ‘돌싱글즈4’ 등이 비연예인 참가자들의 결혼 상대 찾기 과정을 통해 현실적인 연애·결혼관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시청자의 공감을 사고 있다.

‘나는 솔로’는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일정기간 동안 합숙하며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오르간 연주자, 변호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참가자들이 ‘영자’, ‘옥순’, ‘영수’ 등 가명으로 등장해 복잡한 러브라인을 그린다. 이들은 결혼을 전제로 한 커플매칭이니 만큼 “전문직을 선호한다”, “아이 둘을 낳고 싶다”, “지방에서 살 수 있는 분을 원한다” 등 각자만의 기준을 거침없이 제시해 눈길을 끈다.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웠던 참가자들이 상대의 인성과 성격에 반해 마음을 바꾸는 사례가 줄줄이 등장하면서 ‘조건만 지나치게 중요시 한다’는 초반 비판도 걷어냈다. 또 9기 ‘영숙’과 ‘광수’, 15기 ‘광수’와 ‘옥순’ 등 7쌍이 방송 후 실제로 결혼에 골인했다.

‘돌싱글즈’ 시리즈는 이혼 경력이 있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삼아 이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있다. 2021년 7월 첫 방송한 시리즈는 참가자들이 결혼에 실패한 이유와 현실적인 육아 고민 등을 다채롭게 다루면서 지난달 23일 시즌4를 새롭게 내놨다. 그룹 엑스라지 멤버이자 안무가 배윤정의 전 남편인 제롬(도성민)이 참가자로 등장해 “전 부인의 허락을 받고 왔다. 좋은 사람 만나라고 응원해줬다”고 고백하면서 화제몰이도 했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물질만능주의를 부추기며 시청자에 그릇된 결혼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KBS조이 ‘중매술사’가 대표적으로, 결혼정보회사 종사자들이 참가자들의 결혼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판단해주는 내용이다. 방송에서 “남성들이 35세 이상 여성은 취급 안 한다”, “연봉 4000만원 이하는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할 수 없다” 등의 발언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2일 “결혼기피, 저출산 문제 등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물질적 조건을 우선시하는 풍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 과도한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며 “현실 반영과 시청자 정서의 균형을 고려하며 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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