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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의 한여름 순위싸움이 잔혹하게 진행되고 있다. 무더위와 함께 이어졌던 8연패에서 힘겹게 탈출하는가 싶더니 또다시 긴 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승패의 마진이 회복하기 힘든 수준까지 떨어졌다.
좀처럼 반등 요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단연 핵심전력의 연이은 유출이다. 완전체 전력이 온전히 갖춰져 있어도 만회가 쉽지 않은 상황인데, 전력의 마이너스 요소는 매월 발생하고 있다. 현장에선 당연히 큰 부담이다.
키움은 지난달 8연패 탈출과 함께 주포인 이정후(25)를 잃었다. 시즌 초반의 부진을 깨끗하게 털어낸 이정후는 지난달 22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끝으로 사실상 2023시즌을 마무리했다.
안타깝게도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이정후는 지난달 22일 롯데전에서 수비 도중 왼 발목을 접질렸다. 왼 발목 신전지대 손상으로 27일 봉합수술을 받았고, 치료와 재활에 약 3개월이 필요한 상태다.
핵심전력의 유출은 얼마 가지 않아 또 발생했다. 키움은 지난달 29일 LG 트윈스와 ‘빅딜’을 단행했다. 우완투수 최원태(26)를 내주는 대신 내야수 이주형(22)과 투수 김동규(19), 그리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트레이드였다.
최원태는 올 시즌 키움의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책임졌던 투수다. 안우진과 함께 토종 선발 원투펀치로 활약했는데, 최원태의 이탈로 키움은 선발진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베테랑 우완 정찬헌으로 급하게 공백을 메웠지만, 최원태의 올 시즌 활약을 고려하면 무게감은 분명 떨어져 보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예고된 전력 유출도 조만간 발생한다. 9월 열리는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 내야수 김혜성(24)이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한다. 김혜성은 키움 내야의 주축으로 올 시즌 이정후와 함께 타선을 이끌어왔다. 김혜성까지 라인업에서 빠지면 키움의 전력은 지금보다 더 심하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키움 프런트는 먼 미래를 내다보는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당장 시즌을 마무리해야 하는 현장 코칭스태프로선 현재의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구단은 ‘미래를 선택했다’는 명분이라도 추구할 수 있지만, 코칭스태프는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 당장의 성적에 팬들의 평가와 구단의 고과가 모두 걸려있기 때문이다. 현장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큰 부담감 속에 2023시즌을 완주해야 한다는 냉정한 현실과 싸워야 할 뿐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