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문동주. 스포츠동아DB

한화 문동주. 스포츠동아DB


“안 아픈 걸로 만족해요.”

한화 이글스 우완투수 문동주(20)에게 아쉬움은 없었다. 동료들보다 일찍 시즌을 마감하게 됐지만,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한 첫 시즌에 자신의 목표를 이뤘다는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문동주는 9월 한 차례의 선발등판만을 더 소화한 뒤 2023시즌을 마감한다. 한화는 이제 막 풀타임 선발투수로 도약한 그에게 올 시즌 ‘이닝 제한’을 걸었다. 특급 유망주의 몸 상태를 관리해주기 위한 조치다. 문동주는 120이닝을 끝으로 올 시즌 등판을 마친다.

8월까지 문동주의 성적은 22경기에서 8승8패, 평균자책점(ERA) 3.62다. 114.1이닝을 소화하며 삼진은 93개를 잡았고, 볼넷은 40개를 내줬다.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한 첫 시즌임에도 인상적인 성적이다.

남은 선발등판은 단 한 번뿐이기에 10승 정복은 다음 시즌 목표로 미뤄졌다. 개인적으로는 분명 아쉬움이 남을 법한 상황이다. 그러나 문동주는 강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전혀 아쉽지 않다. 올해 내 목표는 10승이 아니라 아프지 않는 것이었다. 선발등판이 한 번 남았지만, 이제까지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달려왔다는 것만으로도 크게 만족한다. 10승은 내년에 하면 되지 않나”라고 밝혔다.

실제로 문동주는 올 시즌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만 1군 엔트리 말소를 통해 휴식을 취했다. 부상으로 선발로테이션을 거른 적은 없다. 꾸준히 선발등판하며 토종 에이스 역할까지 수행했다.

한화 문동주.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한화 문동주.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선발로 100이닝 넘게 던지며 쉴 새 없이 달려왔지만, 여전히 힘이 넘쳤다. 그는 누적 이닝에 대해 묻자 “솔직히 지금은 (여파를) 전혀 모르겠다. 내가 꾸준히 100이닝을 넘게 던져 온 투수가 아니지 않나. 아직은 이닝 누적에 대해 피로감을 느낄 급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9월 초 한 차례 선발등판을 마무리하면, 본격적으로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출전도 준비한다. 야구대표팀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인 그의 활약은 야구팬들에게는 이번 아시안게임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문동주는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 솔직히 모르겠다. 프로에 와 대표팀에 가본 적이 없지 않나(웃음). 공은 계속 던질 텐데, 실전을 던지지 않는 게 좀 (마음에) 걸리긴 한다. 경기 감각을 잘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안게임 준비를 위해서도 중요한 시즌 마지막 등판이다. 올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그의 의지 또한 남다르다. 문동주는 “지금 114.1이닝을 던진 것으로 알고 있다. 6이닝을 던져 꼭 120이닝을 넘겨보겠다. 시즌을 잘 마무리해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에 꼭 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