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남기리’ 김남길 “길 위서 만난 삶의 스승들…인생 답 찾은 기분”

입력 2023-09-0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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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남길이 7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교양프로그램 ‘뭐라도 남기리’ 제작발표회 무대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오토바이 타고 전국곳곳 누비는 교양프로 ‘뭐라도 남기리’ 배우 김남길

후배 구하고 손가락 잃은 산악대장·오지 마을 왕진 의사 등
자신만의 철학으로 사는 삶 감동…폭염 촬영 비주얼은 포기
배우 김남길(43)의 올여름은 유난히 뜨거웠다. 폭염이 절정에 달했던 7월, MBC·라이프타임 교양프로그램 ‘뭐라도 남기리’를 촬영하기 위해 바이크를 타고 달리면서 전국 곳곳을 여행했다. 에어컨 바람은커녕, 벌겋게 익은 얼굴을 식힐 그늘조차 찾기 어려울 만큼 고된 날들이 많았지만 그는 “내게 꼭 필요했던 여행이었다”고 돌이켰다.

고생스러운 바이크 여행을 자처해 떠난 이유는 단 하나. “수많은 고민의 해답을 찾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는 7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보던 찰나에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는 ‘멘토’들을 만나 해답을 조금은 찾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비주얼’은 포기했어요!”

그는 8일 첫 방송하는 프로그램에서 배우 이상윤(42)과 함께 한반도 최북단인 경기 양구의 비무장지대(DMZ)와 지리산 자락, 제주 등을 여행했다. 이를 통해 책 ‘아버지의 해방일지’의 저자 정지아, 히말라야산맥을 등반하다 후배를 구하고 동상에 걸려 8개의 손가락을 잃은 박정헌 산악대장, 오지마을에 왕진을 다니는 의사 양창모 등을 만났다.

“상윤이와 ‘분칠하기 전’의 평소 모습대로 많은 분들과 밥도 먹고, 속 깊은 대화도 나눴어요. 여행 전까지는 대단한 위인들만 세상을 바꾸는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우리가 만난 분들처럼 자신의 위치에서 성실하고 치열하게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서 세상을 바꾼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꾸준함을 이기는 건 어디에도 없었죠.”

인생의 깨달음과 맞바꾼 것은 바로 “비주얼”이다. 그는 “땀에 젖은 얼굴을 화면으로 보고나서야 연출자인 김종우 PD에게 속았구나 싶더라”며 껄껄 웃었다.

“안전을 위해서 가죽으로 된 바이크 재킷과 헬멧을 착용하고 바이크를 탔어요. 한여름이니 온 얼굴이 벌겋게 익고 헬멧을 벗으면 머리가 산발이 됐죠. 그런 순간마다 김 PD가 ‘더욱 생생함이 살아날 거예요’라면서 카메라를 얼굴 가까이 들이미는 거예요. 그래도 배우인데 걱정이 많이 됐죠. 멋은 정말 다 포기했어요. 하하하!”


●“이상윤과 시즌2 할래요.”

김남길과 파트너 이상윤은 2020년 개봉한 영화 ‘오케이 마담’의 카메오와 주연으로 처음 만나 우정을 쌓았다. 자유분방한 자신과 “반듯한 매력”의 이상윤이 함께 있으면 서로 상반된 모습이 재미를 자아낼 것이란 생각이 들어 김 PD에게 그를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

“사실 상윤이가 서울대 출신이란 점도 한몫했어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러 가니까 똑똑한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함께 여행을 하면서 상윤이의 새로운 모습도 봤어요. 상윤이는 고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완벽한 친구인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사람과 배우로서 많은 고민을 안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나와 비슷해서 더 가깝게 느껴졌죠.”

이상윤과 시즌2를 향한 의지도 다졌다. “남길이 형이 가자면 무조건 ‘고’(go)”라는 이상윤은 당장이라도 짐을 싸고 그를 따라나설 기세다.

“김진만 시사교양국장님께 시즌2 갈 수 있냐고 물었더니 ‘우린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확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하셨어요. 물론 반응이 좋아야 가능한 일이죠. 많은 분들이 여행길을 함께 보면서 각자 가진 고민의 해답을 알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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