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웃고 ‘치악산’울고…한국 호러물 엇갈린 희비, 왜?

입력 2023-09-19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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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잠’. 사진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잠’. 사진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잠’ 100만↑…매출액 제작비 2배
“디테일, 봉준호 연출부 출신답다”
논란 속 개봉 ‘치악산’ 완성도 혹평
스릴러 영화 ‘잠’과 ‘치악산’ 등 두 편이 나란히 극장에 걸려 흥행에 도전했지만 희비는 명확하게 엇갈렸다. ‘잠’이 신작의 잇단 공세 속에서도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 있는 것과 달리 ‘치악산’은 개봉 전 불거졌던 원주시와의 갈등만 남은 된 모양새다.

18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6일 개봉한 이선균·정유미의 ‘잠’(감독 유재선)은 16일 손익분기점(80만 관객)을 넘어선 데 이어 17일까지 누적관객 103만1041명을 모았다. 수백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대작들도 잇달아 100만 관객 돌파에 실패하고 있는 침체된 시장에서 30억 규모의 스릴러 영화가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현재까지 매출액은 101억 원으로 제작비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또 스릴러 영화는 일부 마니아 관객들만 찾는다는 편견을 깨고 일반 관객들의 호평까지 받으며 12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13일 개봉한 케네스 브레너, 양쯔충(양자경) 등이 주연의 할리우드 추리물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도 2위로 밀어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몽유병이라는 익숙한 소재, 적은 등장인물과 한정된 공간 등의 단조로운 설정만으로도 밀도 높은 김장감과 섬뜩함을 자아내는 힘이 있는 영화”라면서 “봉준호 감독의 연출부 출신 감독이 만든 영화답게 디테일도 뛰어난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 주 뒤 개봉한 윤균상·김예원 주연의 ‘치악산’(감독 김선웅)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롯데시네마 단독 개봉으로 첫날 8위에 오르며 스타트를 끊었지만 하루 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주말에는 16위까지 떨어졌다. 완성도, 개연성 등에 대한 혹평이 쏟아진 탓이다. 롯데시네마 실관람객 평점도 현재 상영작 중 최하저인 7.2점(10점 만점)을 기록 중이며 관객수는 고작 1만7123명이다.

영화는 개봉 전 1980년 치악산에서 열여덟 조각으로 토막 난 시신 10구가 발견돼 비밀리에 수사가 진행됐다는 영화의 내용으로 인해 지역 이미지 훼손을 우려한 원주시 측과 갈등을 빚었다. 원주시 측이 시사회장에서 상영 반대 기습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냈으나 기각됐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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