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은 왜, 일반인 참가자에게 지명권 2장을 다 썼을까

입력 2023-09-21 17: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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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희(왼쪽). 사진 | 뉴시스

서울 삼성은 ‘2023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번 드래프트의 ‘빅3’로 꼽혔던 1~3순위 문정현(수원 KT·포워드), 박무빈(울산 현대모비스·가드), 유기상(창원 LG·가드)을 지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했는데, 지명권 2장을 모두 일반인 참가자에게 썼다.

삼성은 1라운드 4순위로 조준희(19·가드), 2라운드 7순위로 김근현(24·가드 겸 포워드)을 각각 지명했다. 조준희는 미국에서 르네상스 아카데미고를 졸업한 뒤 세리토스대학교를 휴학한 상태로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한양대 졸업예정자인 김근현은 지난해 ‘얼리 엔트리’로 프로의 문을 두드렸다가 낙방했고, 올해 일반인 자격으로 재도전했다. 현장에서도 ‘깜짝 선발’이란 의견이 주를 이뤘다.

드래프트 직후 취재진과 만난 은희석 삼성 감독은 이들의 지명 배경을 명확하게 설명했다. 조준희는 은 감독이 연세대 사령탑 시절부터 눈여겨본 선수였다. 은 감독은 “KBL 드래프트에 (조준희가) 참가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고민이 컸는데, 드래프트 직전 최종 결정을 했다. 이 정도 슈팅능력과 신체조건을 지닌 선수가 대학에 몇 명이나 있을지도 생각했다. 에너지 넘치는 선수가 팀에 녹아들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조준희는 “내 이름이 불렸을 때 시간이 느리게 흐르더라. 정신을 차리기가 쉽지 않았다”며 “슈팅능력과 운동신경, 스피드에 자신이 있다. 한국농구 스타일에 맞춰 강하게 부딪쳐보고 싶었다. 단단히 마음먹고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김근현은 지난해 드래프트에서도 지명을 고려한 선수였다. 은 감독은 “부족한 포지션을 보강해야 해서 김근현을 뽑지 못했다”고 돌아본 뒤 “오늘 드래프트에서 선발되지 못한 선수들을 보며 가슴이 아팠는데, 김근현이 그들의 롤모델이 되길 바란다.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으면 한다”고 응원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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