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FC 허율. 스포츠동아DB
“꾸준한 노력이 조금씩 (결과로) 나온 듯하다.”
프로 3년차를 보내는 광주FC 골잡이 허율(22)은 겸손했지만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럴 만하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가장 주목받는 팀이다. 전력도, 환경도 모두 열세임에도 승격팀의 돌풍이 시즌 내내 거듭되고 있다.
광주는 21일 안방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4라운드에서 선두 울산 현대를 1-0으로 잡았다. 파이널라운드 첫 경기부터 승점 3을 따낸 이 감독은 “떠들썩하게 오른 파이널A(1~6위)도 시끄럽게 보내고 싶다”던 약속을 곧바로 지켰다.
광주의 상승세에는 허율의 지분도 적지 않다. 스트라이커로서 29경기에서 뽑은 3골·3도움은 많지 않지만, 그의 팀 내 기여도와 영향력은 수치로 단순화할 수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연구그룹(TSG)도 9월 ‘이달의 영플레이어’로 허율을 선정하며 높이 평가했다. 2020년 우선지명으로 광주 유니폼을 입은 그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허율은 오늘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잔류가 아니었다. 모두가 높은 곳을 갈망해왔다”며 “좋은 결과를 챙기며 자신감이 쌓였고, 선수 개개인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허율이 생각하는 광주의 힘은 ‘팀’에 있다. 누구를 만나도 끈끈한 광주 축구는 갑작스레 탄생하지 않았다. 이 감독이 정성을 쏟고 가꿔 지금에 이르렀다. 지난해 K리그2에서 압도적 레이스를 통해 승격에 성공했고, 올 시즌의 선전도 여기서 비롯됐다. “성장한 개인이 팀으로 움직인다. 선수들이 서로의 부족함을 잘 채워주고 장점을 살린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서로 돕고 협력하는 것이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광주FC 허율. 사진제공 | 광주FC
그래서인지 허율이 이 감독에게 가장 많이 지적받는 부분이 팀플레이다. 창의성이 필요한 공격은 자율에 맡기는 편이나, 수비위치가 정해진 패턴에서 벗어나는 것을 광주 벤치는 용납하지 않는다. 간혹 각급 대표팀에 다녀온 일부는 어김없이 이 감독의 잔소리를 들었고, 내년 파리올림픽 출전을 바라는 허율도 예외가 아니다.
“경기를 치를수록 좋아지는 팀처럼 나도 잘 자라고 있다. 많은 조언을 받으며 지난해보다 확실히 적극성이 좋아졌다. 수비를 염두에 두면서 뛰다 보니 공격은 자연스레 따라왔다. 팀 훈련이 끝나면 따로 슛 연습도 하며 최대한 몸을 피곤하게 하는 편이다.”
성장과 발전을 갈망하는 허율의 꿈은 크고 단단하다. 그의 지인들은 “유럽을 바라보고 있다”고 귀띔한다. 최근 일본 J리그를 중심으로 한 해외의 러브콜을 받았음에도 “광주가 아니라면 유럽뿐”이라는 생각에 모두 마다했다.
그런 면에서 파리올림픽과 광주에서 퍼포먼스는 더 중요하다. 특히 광주가 지금의 페이스를 이어가면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있다. 허율이 경쟁력을 증명할 기회는 아직 많이 남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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