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4번타자 김재환(사진)은 지난해 23홈런을 터트렸음에도 타율과 타점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는 든든한 조력자와 함께 반등을 노린다. 장타 부담을 나눌 수 있는 양의지가 복귀한 데다, 주장 완장은 허경민이 넘겨받았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김재환(35)은 두산 베어스가 1995년 이후 21년 만에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한 2016년부터 팀의 4번타자로 입지를 굳혔다. 그해 데뷔 후 처음 풀타임을 소화했고, 지난해까지 2019년(15홈런)을 제외하곤 매년 20홈런 이상을 쳐냈다. 2018년에는 44개의 아치를 그리며 홈런왕을 차지했다. 특히 3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쳐낸 2016~2018년에는 타율도 꾸준히 0.320 이상을 기록했다. 힘에만 의존하지 않는 데다 타구의 방향도 다양해 상대 배터리에게는 엄청난 공포감을 심어주는 타자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132경기에 출전하고도 타율 0.220(405타수 89안타), 10홈런, 46타점에 그쳤다. 출루율(0.343)은 타율과 비교해 높았지만, 생산력은 크게 떨어졌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렸던 이승엽 감독과 의기투합하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풀타임 기준 가장 저조한 성적으로 올 시즌을 마쳤다. 특히 8월 이후 50경기에서 뽑은 홈런이 고작 2개에 불과할 정도로 타격 페이스가 무너졌다. 2022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115억 원의 거액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터라 그의 부진은 더욱 뼈아팠다.
올 시즌을 마친 뒤 경기도 이천 마무리훈련에 참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팀의 주축인 베테랑 선수들은 마무리훈련에 참가하는 대신 개인운동을 하며 컨디션을 회복하지만, 김재환은 달랐다. 부진했던 시즌을 돌아보며 하루빨리 개선점을 찾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마무리캠프 막바지였던 23일에도 실내연습장에서 직접 공 박스를 옮기고 티배팅을 하며 스윙궤도를 조정했다. 영상 촬영을 위한 카메라도 김재환을 향하고 있었다.
노력의 흔적이 엿보인 대목은 또 있었다. 눈에 띄게 체중이 줄었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정확한 체중을 재진 않았다”면서도 “김재환이 정말 엄청나게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며 살을 뺐다”고 설명했다. 체중 감소는 올 시즌 그를 괴롭힌 무릎 통증을 줄이는 데도 효과가 있다. 이 감독도 정규시즌 중반 김재환이 슬럼프에 빠진 이유로 “무릎 통증에 따른 하체 회전속도 감소”를 꼽았다. 부진에 영향을 미쳤던 요인을 없애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는 김재환이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두산으로서도 FA 시장으로 나간 또 다른 파워히터 양석환의 잔류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터라 김재환의 부활은 더욱 절실하다. 홈런타자 한 명의 존재에 따라 타선의 생산력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김재환은 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타자이기에 두산도 거액을 투자해 FA 계약을 한 것이다. 당시 김재환을 향한 두산의 평가는 “대체불가”였다.
마무리캠프를 통해 부활 의지는 충분히 보여줬고, 그 과정도 순조롭다. 이제는 증명해야 할 때다. 김재환의 올 겨울은 어느 때보다 바쁠 것 같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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