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주현. 스포츠동아DB
“LG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결정했다.”
LG 트윈스 내야수 정주현(33)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올 시즌을 마친 직후 구단과 상의해 은퇴를 결정했다. LG 관계자는 “한국시리즈(KS)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구단과 어느 정도 얘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LG는 은퇴 의사를 수용해 지난달 25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정주현을 제외했다. 그는 코치로 새롭게 출발한다.
정주현은 “15년간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고, 지도자로 인생 2막을 시작하려 한다”고 알렸다. 이어 “결정하기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다른 팀이 아닌 LG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결정했다. LG는 나에게 그런 존재다. 앞으로도 트윈스 마크를 달 수 있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또 “LG 암흑기 끝자락인 2009년 입단해 올해 29년만의 우승까지 15년을 뛰었다. 좋은 스승을 만나 성장할 수 있었고, 좋은 구단을 만나 행복하게 야구했다. 좋은 선배님들을 만나 많이 배웠고, 친구들을 만나 재밌게 야구를 했다. 우승까지 하는 등 너무 행복했고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고 선수생활을 되돌아봤다.
2009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36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은 정주현은 줄곧 줄무늬 유니폼만 입었다. 내야수로 입단했지만 외야수로 전향하는 등 1군 멤버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2013년 처음으로 1군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LG가 11년 만에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하는 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후로도 입지를 확실하게 다지진 못했다. 수비 포지션은 여전히 내·외야를 오갔다. 뎁스가 두꺼운 LG에서 자리를 잡기가 쉽진 않았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풀타임 1군선수로 활약했지만 2021년부터는 다시 1·2군을 오가는 멤버가 됐다. 올 시즌 백업 멤버로 1군에서 꾸준히 버틴 그는 내야 유틸리티 자원으로 KS 엔트리에도 포함돼 꿈의 무대를 밟았다. 대수비로 1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그토록 염원하던 우승 반지를 손가락에 끼운 채 선수생활을 접게 됐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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