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삶치다” 개그맨의 개그맨 전유성의 에세이집 [신간]

입력 2023-12-07 15: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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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에 처음 온 사람처럼
(전유성 저 / 허클베리북스)


고정 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늘 남다른 시각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최장기 현역 개그맨 전유성. ‘개그맨의 개그맨’, ‘멘토의 멘토’로 불리면서 많은 후배들이 찾고 따르는 사람.

그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자기 이름 앞에 ‘개그맨’이라는 말을 붙여 대한민국 예능 판에 새로운 장르를 열었으며 그밖에도 공연기획, 광고, 지역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빛나는 창의성을 발휘해왔다.
우리나라 최초로 ‘심야볼링장’ ‘심야극장’의 아이디어를 냈고, 〈개나 소나 콘서트〉 〈아이들이 떠들어도 화내지 않는 음악회〉 〈산삼을 위한 음악회〉 〈코미디 시장 철가방극장〉 등 기상천외한 공연을 기획하고 성공시켰다.

괴짜의 천재성을 지닌 전유성의 지혜와 웃음과 눈물이 집약된 인생 에세이집 ‘지구에 처음 온 사람처럼’이 그의 데뷔 55주년을 앞두고 출간됐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리운 것과 보고 싶은 사람, 감탄한 일과 안타까운 일, 이루었던 일과 꼭 하고 싶은 일 등 70여 년 쌓인 삶의 편린들을 가까운 이들과 잡담하듯 툭툭 던진다. ‘예리하지만 놀랍도록 따뜻(작가 남인숙)’하며, ‘별처럼 빛나는 귀한 생각들(가수 양희은)’이 가득하다.

“나는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모르겠어. 난 삶치야”라고 인생을 되돌아보면서도 여전히 “남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물음표를 붙이는 것이 즐겁다”는 전유성. 그의 말에는 삶이 막막해 보여도 호기심을 잃지 말고, 남들이 만든 틀에 얽매이지 말고, 가장 ‘나’답게 살아가다 보면 오히려 더 빛날 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매일 매일 지구에 처음 온 사람처럼 첫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노 개그맨 전유성의 삶의 자세는 우리 마음속에 생겨버렸을지 모르는 ‘꼰대력’을 가지치기하게 해준다.

양형모 스포츠동아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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