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루다’ 이정후, SF와 6년 1억1300만 달러 계약

입력 2023-12-13 15: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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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정후(25)가 대망의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확정지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을 비롯한 다수의 미국 매체들은 13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계약에 합의했다”며 “이정후는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9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고 일제히 전했다.

이정후는 2023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 진출 의지를 밝혔다. 2017시즌 KBO리그에 데뷔한 그는 올해까지 7시즌 통산 88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의 성적을 남겼다.

MLB 사무국은 4일 이정후의 포스팅을 공지했다. 그 이튿날인 5일부터 MLB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었데, 불과 8일 만에 빠르게 계약을 마쳤다.


●‘4년 후 FA’ 옵트아웃 조항도 포함

이정후의 이번 계약은 총액만큼이나 세부조건도 파격적이다. 가장 주목해볼 만한 조건은 역시 ‘옵트아웃’이다. MLB닷컴은 “이정후의 이번 계약에는 4년 뒤 옵트아웃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들어있다”고 보도했다.

옵트아웃은 선수가 구단과 합의를 통해 계약을 해지하고 프리에이전트(FA) 신분을 얻는 것을 말한다. 이정후의 이번 계약기간은 총 6년이지만, 4년 후 옵트아웃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2027시즌을 마친 뒤에는 FA 가격을 취득할 수 있다. 이정후의 나이는 4년 뒤에도 만 29세밖에 되지 않는다. MLB에서 꾸준히 호성적을 낸다면, 다시 한번 대박 계약을 노릴 수 있다.

이정후의 이번 계약에는 선배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조언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김하성은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열린 골드글러브 수상 공식 기자회견에서 “마이너리그 거부권보다는 옵트아웃을 계약에 넣는 게 더 낫다”고 MLB 진출을 노리는 후배들에게 조언한 바 있다.

김하성(왼쪽), 이정후. 스포츠동아DB



●아시아야수 포스팅 최고액

이정후의 이번 포스팅 총액은 아시아 출신 야수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이정후에 앞서 아시아 야수로 MLB에 진출하며 포스팅 최고액을 기록한 선수는 2023시즌을 앞두고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000만 달러(약 1187억 원)에 계약한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30)다. 일본 매체 스포츠닛폰도 이날 “이정후는 요시다의 총액과 평균 연봉(1800만 달러)을 모두 뛰어넘어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액 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이정후보다 많은 포스팅 총액을 받고 MLB에 진출한 아시아 선수는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35·라쿠텐 골든이글스)가 유일하다. 다나카는 2014시즌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5500만 달러(약 2044억 원)에 계약한 바 있다.

10일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34억 원)의 초대형 FA 계약을 맺은 오타니 쇼헤이(29) 역시 2018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을 통해 MLB에 진출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미일선수협정에 따라 많은 금액을 받진 못했다. 만 25세 미만이었던 오타니는 LA 에인절스로부터 계약금 231만5000달러만을 받았고, 첫 해 연봉 역시 54만5000달러에 그쳤다. 2023시즌까지 에인절스로부터 받은 총액은 4000만 달러(약 528억 원)가 되지 않는다.

사진출처 | 메이저리그 SNS



●FA 포함해 한국선수 중에선 역대 2위

이정후의 이번 계약 총액은 한국선수의 역대 MLB 계약 중에선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2014시즌을 앞두고 추신수(41·SSG 랜더스)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7년 1억3000만 달러(약 1716억 원)의 FA 계약이다.

포스팅 금액으로는 당연히 역대 최고다. 류현진(36)은 2013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약 475억 원), 김하성은 2021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년 2800만 달러(약 370억 원)에 각각 계약한 바 있다.

한미선수협정에 따라 이정후의 친정팀 키움 히어로즈는 샌프란시스코로부터 이적료를 받는다. 다만 이적료는 이정후의 계약 실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정후가 옵트아웃 없이 6년의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면 키움은 1882만5000달러(약 248억 원)를 받는다. 이정후가 4년 뒤 옵트아웃을 선택하면 1267만5000달러(약 167억 원)로 줄어든다.

장은상 스포츠동아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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