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반즈. 스포츠동아DB
롯데는 17일 반즈와 최대 135만 달러(약 17억6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계약 내용상으로는 동기부여 촉진보다는 당장 반즈가 지닌 기량에 대한 평가가 주를 이루는 듯하다. 아직 1995년생으로 어린 편에 속하는데도 두 자릿수 승리를 너끈히 올리는 투수라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에 따라 보장액은 120만 달러(약 15억6000만 원)에 달한다.
보장액은 댄 스트레일리(35)가 2년차에 맺은 계약 규모와 같다. 롯데는 2021시즌 그에게 최대 170만 달러(약 22억2000만 원)를 안겼는데, 보장액은 120만 달러(계약금 30만·연봉 90만)였다. 당시 외국인선수 계약 기준에 따라 롯데는 외국인선수 샐러리캡을 지키되, 재계약 대상자는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점을 활용해 인센티브 비율을 높였다. 그래도 2020시즌 최대 80만 달러를 받은 스트레일리에게 120만 달러를 보장해준 데서 롯데의 기대치를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스트레일리는 KBO리그 2년차인 2021시즌부터 하향세를 탔다. 기량 쇠퇴가 뚜렷했다. 구속이 줄기 시작했고, 새로 장착한 커터는 맞아나가기 일쑤였다. 게다가 2022시즌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빅리그에 오르지 못한 채 롯데로 복귀했다. 2023시즌에도 기대치를 밑돈 그는 결국 중도 퇴단에 이르렀다.
반면 반즈는 기량 자체는 꺾이지 않는 분위기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직구 평균구속은 시속 143.1㎞였는데 올해는 143.3㎞로 오히려 더 올랐다. 또 주무기 슬라이더는 더욱 예리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기복 해소는 필요하다. 반즈는 2023시즌 팀 내 가장 많은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18회를 달성했지만, 기복을 겪을 때면 투구 내용의 차이가 몹시 컸다. QS를 달성한 직후 선발등판에서 4회를 넘기지 못하거나 대량 실점이 적지 않았다. 후반기에는 기복이 줄었지만, 팀의 성적 그래프와는 반비례했다는 점도 못내 아쉬웠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