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 이정현. 사진제공 | KBL
특히 팀 전력의 핵인 가드 이정현(25·187㎝)이 어깨 부상으로 9경기에 결장한 게 치명타였다. 역시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포워드 전성현(189㎝)의 복귀 시점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정현까지 빠지자 공격 루트는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정현이 돌아온 뒤부터 소노의 경기력도 점차 살아나고 있다. 그의 복귀전이었던 5일 서울 SK전에선 61-87로 패했지만, 이날은 이정현이 실전감각을 익히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몸 상태를 끌어올린 이정현은 7일 부산 KCC전에서 39분1초를 뛰며 23점·8어시스트를 올린 데 이어 후반기 첫 경기였던 17일 안양 정관장과 홈경기에서도 38분을 소화하며 32점·12어시스트의 맹활약으로 팀을 2연패에서 구해냈다.
무엇보다 이정현이 35분 이상을 소화하며 공격 루트를 다양화할 수 있다는 점이 소노로선 엄청난 호재다. 이정현이 결장한 상황에선 대부분의 공격이 외국인선수 치나누 오누아쿠(206㎝)에게 집중됐다. 올 시즌 입단한 신인 가드 박종하(186㎝)가 이 기간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직접 기회를 창출하며 득점하는 이정현의 공백을 100% 메우기는 쉽지 않았다.
다행히 이정현이 돌아오면서 오누아쿠가 페인트존 공격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체력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요소다. 슈팅 능력이 뛰어난 센터 김민욱(205㎝)도 내·외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장점을 살린 덕분에 최근 4경기에선 평균 13.3점을 뽑았다. 소노의 반등을 위한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고 있는 것이다. 순위도 7위(11승20패)로 끌어올렸다.
남은 시즌 이정현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앞선 시즌들과 달리 지금은 스스로 팀을 일으켜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가 있고 없음에 따라 경기력의 차이가 컸던 만큼, 이제는 한층 더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계획대로 된다면, 김승기 소노 감독이 언급했던 이정현의 ‘MVP 로드’도 열릴 수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