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장승현·안승한·김기연(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양의지는 공격력 또한 리그 정상급이다. 지난 시즌에도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5(439타수 134안타), 17홈런, 68타점, 출루율 0.396을 기록했다. 백업 포수들이 그 공격력까지 채워주길 바라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포수에게 주어진 본연의 임무는 안정된 수비다. 본인을 제외한 8명의 야수를 마주보는 유일한 포지션인 만큼 경기 전체를 조율하는 시야도 필수다. ERA뿐 아니라 평균 실점의 차이도 컸던 게 아쉬운 이유다. 양의지가 마스크를 쓴 경기에서 두산은 평균 3.8실점을 기록한 반면 다른 포수들이 출전했을 때는 평균 5.26실점까지 치솟았다.
확실한 주전 포수가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은 엄청나지만, 백업 포수들이 그 격차를 줄이지 못한다면 그만큼 위험요소도 크다. 2018년까지 양의지가 주전으로 나서고, 박세혁(현 NC 다이노스)이 백업으로 뒤를 받쳤을 때 두산의 안방은 ‘천하무적’으로 통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 기간 해결해야 할 과제도 포수진 강화다. 양의지 이후 안방을 책임질 자원을 준비하는 작업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이번 캠프에선 양의지와 함께 장승현(30), 안승한(32), 김기연(27)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장승현은 꾸준히 두산의 안방을 책임질 재목으로 주목 받았지만, 아직 완전히 꽃을 피우지 못했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만큼 승부를 봐야 할 시기다. 성실한 훈련자세는 그가 꾸준히 1군에서 기회를 받는 비결이다. 투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해법을 찾는 안승한, 지난해 정규시즌-한국시리즈(KS) 통합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에서 28경기(1군)를 뛰며 그 과정을 경험한 김기연도 얼마든지 1군 한 자리를 꿰찰 수 있다. 이들의 건강한 경쟁을 통해 뎁스를 강화할 수 있다면 두산으로선 금상첨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