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람 2023~2024 V리그’ 시상식이 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 서울에서 열렸다. 여자부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 흥국생명 김연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김연경은 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한 뒤 ‘다음 시즌에도 김연경을 계속 볼 수 있느냐’는 물음에 “고민을 많이 했다. (소속팀) 흥국생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팬들을 위해 한 번 더 도전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우승이 절실했다. 김연경은 지난 시즌 팀을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놓았지만 웃을 수 없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2연승을 하고도 내리 3연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시즌도 행복하지 않았다. 정규리그 2위로 오른 플레이오프(PO)에서 정관장의 거센 도전을 뿌리쳤으나 챔피언 결정전에서 현대건설에 3연패해 주저앉았다.
준우승 또한 큰 성과이지만 김연경은 만족하지 않았다. 지난해 은퇴까지 고민하다 흥국생명과 1년 계약을 맺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다.
기량은 여전히 V리그 최정상급이다. 김연경은 시즌 내내 명성에 맞는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36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공격종합(공격성공률 44.98%·2위), 서브(세트당 0.207개·6위) 부문 상위권에 올랐다. 수비에서는 리시브효율(42.46%·5위), 디그(세트당 3.829개·7위)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앞세워 구단 역대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시즌 27승9패를 기록해 2007~2008시즌(24승4패) 이후 15년 만에 신기록을 세웠는데, 올 시즌 28승(8패)으로 불과 1년 만에 또 다시 기록을 썼다.
뛰어난 활약만큼 정규리그 MVP 수상도 예견된 결과나 다름없었다. 김연경은 이날 V리그 기자단 투표에서 20표를 얻어 양효진(현대건설·5표)을 제치고 MVP에 올랐다. 지난 시즌에 이은 2시즌 연속 수상이다.
여자부 역대 최다 MVP 수상자 김연경은 이 기록을 한 차례 더 늘렸다. 6회(2005~2008·2020~2021·2022~2024시즌)가 됐다. 이효희, 양효진, 이재영(이상 2회)이 그 뒤를 잇는다. 이 가운데 V리그 현역 선수는 양효진밖에 없다. 김연경이 앞으로 한동안 최다 수상자 타이틀을 지킬 공산이 높다.
김연경은 “올해 우리가 2위로 마쳐 정규리그 MVP 후보에 오르더라도 정말 받을 줄은 몰랐다.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올 시즌 리그 수준이 높아졌다고 느꼈는데, 한편으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상식은 마지막 스케줄이다. 매년 이 시기면 ‘올 시즌도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에게 고생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