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수원 롯데전에 앞서 KT 이강철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나도 퇴장이라도 한 번 당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웃음).”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18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15~16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롯데-LG 트윈스전에 대해 이야기했다. 15일 김태형 롯데 감독, 16일 염경엽 LG 감독의 잇따른 퇴장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 감독은 “그저께(16일) 잠실 경기를 보니 염 감독이 퇴장을 당하고 나서 LG가 연장 승부 끝에 이기더라”며 “나도 퇴장을 한 번 당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농담했다.
이 감독의 말처럼, 당시 롯데와 LG 선수단에는 감독의 퇴장이 강한 메시지로 전달된 듯했다. 두 감독의 퇴장 사유는 모두 판정에 항의한 시간이 4분을 넘겼다는 것이었다. 김 감독은 상대 타자의 포수 송구 방해, 염 감독은 타자의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여부를 따졌다. 그런데 이 퇴장이 승리의 계기가 돼 마치 ‘승리공식’을 의도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감독의 퇴장이 선수단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감독들에게는 마땅한 이유가 있지만, 감독의 부재가 선수단에는 각성 효과를 주기도 한다. 이 때문에 반등이 절실한 이 감독도 뼈 있는 농담을 던진 것이다. 더욱이 14~16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싹쓸이 패를 당한 터라 KT도, 이 감독도 분위기를 바꿀 계기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이 감독도 올 시즌 퇴장을 당한 적이 있다. 4월 5일 잠실 LG전 도중 비디오판독 후 주자 재배치에 대해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당시 7-7로 맞선 8회초 2사 후 황재균의 타구가 3루수 문보경의 글러브에 맞고 파울지역으로 튀었다. 이에 3루심이 파울을 선언했다가 비디오판독 끝에 페어로 정정됐는데, 황재균의 안타를 2루타가 아닌 단타로 판정했다. 이에 이 감독이 선수단을 철수시킬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다. 공교롭게 당시 KT도 이 감독의 퇴장 이후 연장 승부를 8-7 승리로 마쳤다.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