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양궁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레쟁발리드양궁장에서 벌어진 파리올림픽 남자단체전 결승에서 개최국 프랑스를 5-1로 꺾고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3연패 과정에 모두 동행한 맏형 김우진은 우승의 원동력으로 팀워크를 지목했다. 파리|뉴시스
한국양궁이 이틀째 낭보를 전했다. 2024파리올림픽에서 여자단체전 10연패의 금자탑을 쌓은 데 이어 이튿날에도 남자단체전 3연패를 달성했다.
김우진(32·청주시청)-이우석(27·코오롱)-김제덕(20·예천군청)으로 구성된 남자양궁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레쟁발리드양궁장에서 벌어진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단체전 결승에서 밥티스테 애디스-토마스 치로-장 찰스 발라동이 나선 프랑스를 세트스코어 5-1(57-57 59-58 59-56)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파리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5번째 금메달이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2020도쿄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정상을 밟았다. 3연패 과정에 모두 동행한 맏형 김우진의 노련함, 도쿄올림픽 2관왕(남자단체전·혼성전)의 기세를 파리올림픽으로도 이어간 김제덕의 패기, 천신만고 끝에 생애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은 이우석의 절실함이 어우러진 성과다.
1988서울올림픽부터 파리올림픽까지 10번의 올림픽 남자단체전에서 무려 7번이나 정상에 오른 한국남자양궁은 세계 최강다운 위용을 이날도 한껏 과시했다. 이우석~김제덕~김우진의 순으로 나선 대표팀의 활시위는 쏘는 족족 높은 점수를 마크했다.
올림픽 양궁 단체전은 6발·4세트로 진행된다. 세트 승리 시 2점, 무승부 시 1점을 얻으며 먼저 5점을 따내면 승리가 확정된다.
일본과 8강전(6-0 승), 중국과 4강전(5-1 승)에서 일찌감치 발군의 실력을 과시한 한국은 결승에서도 개최국 프랑스를 집어삼켰다. 6발 모두 10점을 쏜 이우석을 앞세워 프랑스에 조금의 틈도 허용하지 않았다.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2세트에 59점을 쏘자, 프랑스 홈 관중의 뜨거운 응원도 사그라졌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3세트에도 59점을 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프랑스는 8강(이탈리아·6-2 승)과 4강(튀르키예·5-4 승)에서 난적들을 잇달아 격파하며 기세를 높였지만, 한국과 결승에선 혀를 내두르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3연패 확정 순간 맏형 김우진은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형 태극기를 들고 관중석으로 달려가 머나먼 타지까지 찾아와 응원을 아끼지 않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우진은 “단체전 특성상 한 명이 못 해도 나머지 2명이 실수를 메워줄 수 있다. 후배들에게 만회하려는 생각에 사로잡히지 말고 동료들을 믿으라고 강조했다”며 “이 같은 팀워크가 3연패 달성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파리|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