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임창민은 2일까지 26홀드로 이 부문 2위를 달렸다. 삼성에서 한 시즌 20홀드 이상을 기록한 투수가 최초로 3명이나 나올지 주목된다.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는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2021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포스트시즌(PS)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신구조화를 통해 투타에 걸쳐 모두 확실히 강해진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불펜의 진화가 눈에 띈다.
삼성은 불펜 평균자책점(ERA) 4.92로 10개 구단 중 2위다. 삼성 구원진의 시즌 성적은 23승26패99홀드36세이브다. 홀드는 단연 1위다. 필승조 투수들이 접전 상황을 잘 이겨내며 홀드를 차곡차곡 적립했다.
홀드를 공식 집계한 뒤 KBO리그에선 처음으로 한 팀에서 3명의 투수가 나란히 20홀드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2일까지 임창민(39)은 26홀드로 SSG 랜더스 노경은(31홀드)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라있다. 오승환의 부진으로 최근 마무리투수로 보직을 바꾼 김재윤(34)은 25홀드를 수집했다. 그 뒤를 김태훈(32)이 따른다. 김태훈은 18홀드로 팀 내 3위다. 김재윤이 마무리를 맡음에 따라 김태훈은 앞으로 더 자주 중요한 순간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남은 경기에서 2홀드를 추가하면 KBO리그의 역사를 바꿔놓는다.
삼성은 한국시리즈(KS) 4회 연속 우승과 6회 연속 진출을 이룬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왕조’를 구축했다. 그 시기에도 막강 불펜을 자랑했다. 정현욱-권오준-권혁-안지만-오승환으로 구축된 삼성 불펜은 난공불락이었다.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 차우찬까지 포함해 역대급 구성으로 평가받았다. 이른바 ‘질식 불펜’으로도 불렸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한 시즌 20홀드 이상을 기록한 투수를 3명 이상 배출하진 못했다. 2014년 안지만이 27홀드, 차우찬이 21홀드로 동반 20홀드를 작성한 적은 있다.

FA 계약을 맺고 삼성에 동반 합류한 임창민(왼쪽)과 김재윤. 스포츠동아DB
이 같은 선택이 확실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 올 시즌 ‘타고투저’의 흐름 속에 여러 팀이 불펜 불안에 시름하고 있지만, 삼성은 다르다. 2010년대 초반 왕조 시절처럼 ‘지키는 야구’를 바탕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오승환이 후반기 들어 흔들리고, 시즌 내내 부상자도 잇달아 나왔지만 대체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했다. 필승조 투수들이 번갈아 제 몫을 해준 덕분에 흔들림을 최소화하며 승수를 쌓고 있는 삼성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