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닥터스 케냐봉사단, 해발 1900m 고지대 학교서 무료진료

입력 2024-09-23 17: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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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로비 인근 키베라슬럼학교 방문
어린이 200명 눈 검사 등 각종 진료
그린닥터스 케냐의료봉사단이 지난 21일 오전 나이로비 근교 슬럼가인 키베라슬럼학교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친 가운데 정근 단장(오른쪽)이 눈 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그린닥터스재단)

그린닥터스 케냐의료봉사단이 지난 21일 오전 나이로비 근교 슬럼가인 키베라슬럼학교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친 가운데 정근 단장(오른쪽)이 눈 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그린닥터스재단)

그린닥터스 케냐의료봉사단(단장 정근)이 지난 21일 오전 나이로비 근교 슬럼가인 키베라슬럼학교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쳤다고 23일 밝혔다.

당초 계획은 고아원을 방문 진료하려 했으나 때마침 아이들이 소풍을 떠나는 바람에 대신 인근 초등학교를 찾게 됐다. 키베라슬럼학교는 우리나라 기독교 선교단체인 케냐선교사회에서 설립·운영하고 있었다.

그린닥터스 봉사단은 도착 즉시 서둘러 키베라학교에서 임시진료소를 차렸다. 정근 단장과 윤선희 온종합병원 이사장 등 정근안과병원 소속 의사들이 먼저 아이들을 대상으로 눈 검사 등 안과기본검사부터 실시했다.

해맑은 눈동자를 가진 케냐 아이들의 눈은 의외로 건강했다. 개중에 몇몇 아이들은 사시나 결막염 등 안질환이 있어, 가지고 간 안연고로 처방했다.

안과진료를 하는 동안 박석주 교수(인제의대 부산백병원 신장내과 교수), 김상엽 박사(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센터장), 정종훈 원장(가정의학과 개원의) 등 의료진 3명도 아이들을 진찰하고 소화제나 연고 등을 처방하는 한편 그린닥터스재단에서 준비한 응급키트를 하나씩 선물했다.

아이들은 학용품과 응급키트 선물보다는 달콤한 사탕이나 젤리를 받아 들고는 환호성을 올렸다. 하나 더 달라고 손을 내미는 아이들을 뿌리치느라 15명의 그린닥터스 봉사단은 진땀을 빼야 했으며 아이들은 사탕과 젤리를 입에 놓고 우물거리며 “젤리는 난생처음 먹어본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진료가 끝나고 키베라학교에서는 한판의 미니 월드컵 축구 경기가 열렸다. 키베라학교 아이들과 그린닥터스 봉사단이 케냐와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축구 경기를 벌였다.

그린닥터스는 당초 고아원 방문하기로 했다가 갑작스레 초등학교로 봉사 장소가 변경되면서 백화점에서 축구공 5개를 샀다.

해져서 너덜거리는 축구공 대신에 새 축구공을 받아 든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며 그 자리에서 교장과 아이들, 한국 의사들이 두 편으로 나눠 게임을 펼친 거다. 고산지대에다 나이 탓에 한국 봉사단은 이내 기진맥진했으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봉사를 마무리하고, 키베라학교를 떠나려는데 학교 운영에 관여하는 이명재, 박숙영 선교사가 학교 위 산동네에 사는 아이들에게도 진료봉사와 함께 선물을 나눠달라고 호소했다.

작은 킬리만자로산을 올라가는 것처럼 금방 숨이 찼다. 케냐 수도인 나이로비가 해발 1700m인데, 키베라는 나이로비 중심보다 훨씬 고산지대라 해발 1900m를 넘는다고 한다.

키베라 산동네로 올라가는 좁은 골목길에 쓰레기 더미, 하수구 등은 마치 1960년대 한국의 모습과 닮아, 그린닥터스 봉사단 15명 모두 묘한 기시감에 빠져들었다.

정근 단장은 “고산지대에서 뙤약볕을 오롯이 받으며 3시간 정도 진료를 마치고 파김치가 된 우리를 위해 교장선생님과 함께 아이들이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격려해 주는 모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며 “먼 이국땅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현지 교장선생님의 열정과 함께 한국의 그린닥터스 봉사자들이 ‘케냐-코리아’의 한마음으로 된 아름다운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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