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국생명 김연경이 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5차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기뻐하고 있다. 팀은 챔피언, 자신은 챔프전 MVP를 수상하며 가장 이상적인 은퇴 시즌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었다. 김연경은 떠나는 순간에도 한국배구를 걱정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가장 ‘김연경다운’ 엔딩이었다. ‘배구 여제’는 정상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스스로 가장 이상적인 이별이라고 마음 속으로 그린 장면이 그대로 연출됐다.
김연경(37·흥국생명)은 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2024~20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 5차전을 끝으로 선수로 쉼 없이 달려온 20여년의 긴 여정을 마쳤다.
마지막까지 드라마틱했다. 영웅과의 헤어짐을 배구 코트도 아쉬워 했는지 여자부 챔프전은 최종전, 마지막 세트까지 진행됐다. 역시나 김연경은 대단했다. 팀 내 최다 34점을 몰아치며 ‘역스윕 준우승’ 위기에 내몰린 흥국생명에 통산 4번째 통합우승을 안겼다. 흥국생명은 챔프 1, 2차전을 이긴 뒤 3, 4차전을 내리 패해 최종전까지 치렀으나 끝내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다만 이날 김연경의 진가는 수비에서 나왔다. 양팀 최다 블로킹 7개를 성공시켰을 뿐 아니라 승부처에서 결정적 2개의 디그로 팀 우승을 이끌었다. 5세트 13-12로 앞선 상황, 김연경은 정관장 메가의 오픈 공격이 김다은을 맞고 떨어진 볼을 몸을 던져 걷어냈고, 투트쿠의 퀵오픈 득점으로 이어졌다. 14-13에선 상대 부키리치의 백어택을 또 한 번 받아내 투트쿠의 마무리 점수를 지원했다. 공격만큼 수비까지 잘하는 ‘완전체 선수’의 표본다웠다.
당연히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는 김연경이었다. 프로 데뷔한 2005~2006시즌부터 개인 통산 4번째 수상으로, 이번엔 기자단 투표(31표) 만장일치라 더 특별했다. 지금으로선 14일 예정된 V리그 정규리그 시상식에서도 MVP를 수상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김연경은 “떠나면서 팀이 우승하고, MVP까지 받는 선수가 몇이나 되겠나? 난 굉장히 행복한 사람”이라고 밝게 웃었다.
김연경은 한국배구가 배출한 역대 최고의 선수다. 물론 명성과 실력은 그저 국내에 그치지 않았다. 국제 무대에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축구에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있다면 여자배구는 김연경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뷔 시즌부터 김연경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득점, 공격, 서브 등 주요 타이틀을 쓸어담았고 신인상과 정규리그 및 챔프전 MVP를 독식했다. 김연경과 함께 한 흥국생명은 ‘무적함대’와 다름없었다. 2005~2006, 2006~2007, 2008~2009시즌 챔프전 우승을 했고, 이 기간 그는 정규리그 MVP와 챔프전 MVP를 3차례 받았다.
해외에서도 독보적이었다. JT마블러스(일본)~엑자바이시~페네르바체(이상 튀르키예)~상하이 브라이트(중국)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며 숱한 트로피와 상을 수집했다. 일본에선 컵대회 및 정규리그 MVP, 튀르키예에선 리그 MVP와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MVP 등 누릴 수 있는 거의 모든 영예를 만끽했다.
김연경이 있는 동안 한국여자배구대표팀도 강했다. 2012런던올림픽과 2020도쿄올림픽 4강, 201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고 전 세계 우수 국가들이 참가하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도 꾸준히 경쟁력을 발휘했다.
그랬던 영웅의 귀환하자 V리그 여자부 인기가 폭발했다. 김연경이 복귀한 2020~2021시즌, 잠시 중국에서 뛰고 다시 돌아온 2022~2023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김연경 경기 직관’은 배구팬들의 필수코스가 됐다. V리그에서의 마지막 여정도 뜨거웠다. 3차례 챔프전 준우승의 아쉬움이 은퇴 시즌 우승으로 말끔히 씻겼다.
하지만 한국배구의 진짜 고민은 이제부터다. 김연경이 떠나면서 여자배구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이 바닥을 쳤듯이 V리그는 ‘차세대 스타’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당장 흥국생명이 자랑해온 6000명 만원관중은 다음 시즌부터 찾아보기 어려울 수 있다.
모든 걸 내려놓았다는 홀가분함이 있지만 김연경의 가슴 한켠은 무겁다. 마지막 메시지도 묵직했다. “대표팀이 침체기다. 2028LA올림픽 출전 가능성도 크지 않다. 체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 잠재력 있는 선수들은 있는데 이를 발굴하고 키우는 건 지도자들의 몫이다. 다만 어린 선수들은 화려함을 좋아하더라. 잘 부각되는 플레이. 그런데 눈에 안 보이는 기본기가 중요하다. 해야 할 시기를 놓치면 어렵다.”
이는 김연경의 경험담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고교 시절 신장이 작아 세터와 리베로 등 공격수 이외의 포지션으로 뛰어본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여기서 다진 리시브와 서브, 디그 등 탄탄한 기본기가 ‘배구 여제’의 밑거름이 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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