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에 거미줄 친 LG 신민재, 실책 제로…“국대잖아요”

LG 염경엽 감독은 국내 최정상급 2루수로 발돋움한 신민재의 성장이 반갑다. 지난해 프리미어12 대표팀의 2루수로 활약한 경험도 성장에 큰 도움을 줬다. 스포츠동아DB

“국가대표 2루수로 뛰었잖아요. 그게 엄청난 겁니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올 시즌 신민재(29)의 수비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갈수록 늘고 있다”고 대답했다. 지난해 LG의 주전 2루수로 자리매김한 신민재는 이날 경기 전까지 12경기에서 79이닝을 수비하면서도 단 한 개의 실책도 기록하지 않았다. 경기당 실책 0.09개(124경기·11개)로 맹활약했던 지난 시즌의 수비력마저 뛰어넘을 태세다.

당초 신민재는 수비로 좋은 평가를 듣던 선수는 아니었다. 염 감독이 LG에 부임하기 전인 2022년까진 대주자로 오래 뛴 탓에 기회가 적었던 측면도 있다. 하지만 염 감독의 눈에 든 뒤에는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도 치렀다. 그러면서 수비력도 늘기 시작했다. 염 감독은 “처음 (신)민재를 봤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자신감도 많이 늘었다. 그때는 자신감이 없었다”며 “(병살타 상황에서) 피벗 플레이를 할 때도 자신감이 결여된 모습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여유도 생겼고, 엄청나게 성장했다. 타구가 오면 첫발을 뗄 때부터 다르다”고 호평했다.

태극마크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2023년 1군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신민재는 지난 시즌에도 활약을 이어가며 프리미어12 대표팀의 2루수로도 활약했다. 염 감독은 “(신)민재가 국가대표 2루수로 뛰지 않았는가. 그게 선수에게는 엄청난 성장을 불러온다”며 “지난해 민재가 태극마크를 단 것 자체가 2루수로서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다. 덕분에 다녀온 뒤에는 정신적으로도 성장한 게 보였다”고 얘기했다.

아무리 수비력이 좋아도 공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1군에서 자리 잡기 힘들다. 신민재는 공수에서 모두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넘긴 신민재는 타율 0.297로 활약하며 상·하위 타순의 윤활제 역할을 했다. 때에 따라 테이블세터로 뛰거나, 9번타순에서 사실상의 리드오프 역할을 하며 상위타순에 기회를 만들어줬다.

염 감독은 “(문)성주가 없는 동안에도 민재가 테이블세터로 제 몫을 해줬다”며 “수비와 마찬가지로 타격에서도 잠재력이 계속 터지고 있다. 민재는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고척｜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