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코리아컵 준결승 1차전 원정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변형 스리백과 실리적 경기운영을 준비해 온 정경호 감독(사진)의 임기응변이 빛났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강원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코리아컵 준결승 1차전 원정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변형 스리백과 실리적 경기운영을 준비해 온 정경호 감독(사진)의 임기응변이 빛났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팀 창단 첫 코리아컵 결승 진출의 희망을 봤다.”

정경호 강원FC 감독(45)이 적지에서 전북 현대와 무승부를 거둔 뒤 밝게 웃었다.

강원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준결승 1차전 원정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4분 김영빈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13분 뒤에 터진 구본철의 동점골로 적지에서 소중한 무승부를 거뒀다. 27일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펼쳐질 2차전 홈경기에 좀 더 희망을 걸 수 있게 됐다.

최근 좋지 않은 흐름을 이겨낸 값진 무승부였다. 강원은 최근 K리그1에서 5경기 연속 무승(4무1패)에 그쳤다. 선수층이 얇은 까닭에 코리아컵에선 로테이션 가동이 불가피했다. 이날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린 최병찬, 구본철, 조현태, 윤일록 등은 리그에서 기회를 많이 잡지 못한 자원들이었다. 반면 전북은 K리그1 선두를 달리며 경기 전까지 리그와 코리아컵 도합 25경기 연속 무패(20승5무)를 달리고 있었다. 로테이션 자원인 이승우, 이영재, 최철순 등의 기량도 다른팀 주전들과 견줄만한 수준이라 강원은 걱정이 컸다.

그러나 정 감독의 임기응변이 빛났다. 기존의 4-4-2와 4-2-3-1 대신 변형 스리백으로 전북의 롱볼을 효과적으로 틀어막았고, 1-1 동점을 만든 뒤에도 몰아붙이는 대신 파이브백을 구사해 실리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그는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준비한대로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전방압박도 잘했고 긍정적인 장면을 많이 봤다”며 활짝 웃었다.

창단 첫 코리아컵 결승 진출 욕심이 날 법도 하다. 현재 K리그1의 치열한 중위권 싸움, 코리아컵 결승 진출, 다음달부터 열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엘리트(ACLE) 등을 병행해야 하나 긴장감보단 자신감이 크다.

정 감독은 “감독 부임 첫 해부터 이렇게 큰 3개 대회를 치를 수 있다는 사실은 의미가 크다. 비록 초보운전자지만 우리 팀과 내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전북과 2차전이 쉽진 않겠지만 상대를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자신감을 갖고 2차전을 준비해 팀 창단 첫 코리아컵 결승에 닿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주│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전주│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