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순풍 선우용여’ 캡처

유튜브 채널 ‘순풍 선우용여’ 캡처

가수 양희은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깊은 가족사를 고백했다.

29일 공개된 배우 선우용여의 유튜브 채널 ‘순풍 선우용여’에서 양희은은 최근 부여에 문을 연 카페를 공개했다. 카페는 어머니가 생전에 직접 그린 그림들로 꾸며져 있으며, 그는 “엄마가 못 보고 가신 게 한”이라며 “엄마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게 없다”고 말했다.

양희은은 “나는 엄마를 평생 모시고 살았다. 뉴욕에서도 엄마 방이 있었다”며 “엄마가 돌아가신 지 2년이 안 됐는데 이제서야 독립된 인간 같다. 엄마가 뼈에 박혀 있다”고 담담히 털어놨다.

그는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마음 뒤에 숨겨진 가정사를 언급했다. “엄마가 화가 나서 친정에 간다고 나왔더니 그날 밤 아버지가 새 여자를 데리고 들어왔다”며 “그때는 이혼이라는 단어도 없던 시절이었다. 아버지가 미쳤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순풍 선우용여’ 캡처

유튜브 채널 ‘순풍 선우용여’ 캡처

예상치 못한 이혼으로 세 아이를 홀로 키우게 된 어머니는 끝내 한을 품은 채 세상을 떠났다. 양희은은 “엄마는 늘 ‘내가 참을 걸’이라고 후회했다”며 “나는 그 한을 평생 지고 살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서른 살 무렵 암 수술을 받은 뒤 불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양희은은 담담했다. “암 수술 후 아이를 낳지 못하게 되면서 한편으로는 자유로웠다. 그 인연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가수가 된 것도 동생 둘 학비를 벌기 위해서였다. 미화하고 싶지 않다. 돈이 없어서 노래를 시작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나는 언제든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내일을 미루지 않았다”며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전했다.

양희은은 지금의 카페를 “엄마를 위한 공간”이라 표현하며 “대한민국은 여자의 힘, 할머니의 힘으로 이어져 있다. 외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딸들이 나라를 세웠다”고 말했다.

55년을 노래로 살아온 그는 이제 “명품도 무겁고 인생도 정리할 때가 됐다”며 “앞날은 가면 가는 대로 끝이다. 지금은 통장에 넣는 게 더 가볍다”고 웃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