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과 앱티브가 합작 설립한 자율주행 전문회사 모셔널 로보택시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내를 주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그룹과 앱티브가 합작 설립한 자율주행 전문회사 모셔널 로보택시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내를 주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이 2026년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완전 무인 로보택시 상용화를 선언하며 모빌리티 혁명의 초읽기에 들어갔다.

모셔널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테크니컬 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머신러닝 기반의 엔드투엔드(E2E) 기술 전환을 골자로 한 중장기 로드맵을 전격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서비스 출시를 넘어 인지·판단·제어 과정을 통합 학습하는 거대 주행 모델(LDM)로의 기술적 진화를 의미한다. 특히 ‘안전 우선(Safety First)’ 철학을 바탕으로 미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을 준수하고 독립기관의 엄격한 검증을 거쳐 자율주행의 신뢰성을 확보했다. 나아가 그룹 내 AVP본부 및 42dot(포티투닷)과의 유기적 협업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를 향한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는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기술적 우위를 공고히 하고 인류의 이동 자유를 확장하는 전략적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라스베이거스서 무인 운행 승부수
모셔널이 자율주행 기술의 각축장인 라스베이거스를 첫 상용화 도시로 낙점한 것은 그간 축적한 기술적 자신감의 방증이다. 올 초부터 시작될 시범 운행은 서비스 상용화에 앞서 시승 품질과 고객 경험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초기에는 안전을 고려해 차량 운영자가 탑승하는 방식을 취하지만, 이는 완전 무인화를 향한 정교한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라스베이거스는 세계적인 관광 도시 특성상 호텔과 쇼핑몰 내 지정 승하차장이 상시 혼잡하고 교통 흐름이 복잡하기로 유명하다. 모셔널은 2018년부터 이곳에서 쌓아온 방대한 주행 데이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임의 탑승이 제한된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특유의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 글로벌 차량 공유 플랫폼과의 긴밀한 파트너십 역시 모셔널의 강력한 무기다. 이미 라이드 헤일링과 음식 배달 서비스 등 실전 운영 시나리오를 지속적으로 검증해 온 모셔널은 고객의 사용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설계하고 있다.

●E2E 전환으로 자율주행 지능 고도화
기술적 측면에서 가장 주목할 변화는 머신러닝 기반의 엔드투엔드(E2E) 아키텍처로의 전환이다. 모셔널은 기존에 기능별로 분리되어 있던 인지, 판단, 제어 모듈을 통합적으로 학습하고 출력하는 구조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는 복잡한 도로 상황에서 인간의 직관에 가까운 유연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다. 나아가 방대한 주행 데이터 세트를 활용해 예측 불가능한 변수에도 완벽히 대응할 수 있는 거대 주행 모델(Large Driving Models)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도약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의 복잡도를 낮추는 동시에 업데이트 속도와 글로벌 서비스 확장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시범 운영 중인 아이오닉 5 로보택시에는 이미 기존 아키텍처와 E2E 기술이 조화롭게 적용되어 있다. 이는 차량이 도로를 달릴수록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토대가 된다. 모셔널은 E2E 기반 개발이 진전됨에 따라 모델 성능을 평가하는 내부 기준과 테스트 시나리오를 더욱 촘촘하게 설계해 주행 검증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전 세계 어느 도시의 복잡한 교통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운행할 수 있는 범용적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모셔널의 궁극적 지향점이다. 단순 운송 수단을 넘어 고도로 지능화된 모빌리티 에이전트로의 진화가 시작된 셈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그룹 내 역량을 총결집하는 협업 체계를 가동중이다. 모셔널이 실제 도로 현장에서 확보한 레벨 4 자율주행 운영 노하우와 안전 검증 체계는 42dot이 추진하는 SDV 고도화 로드맵과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된다. 특히 데이터와 검증 인프라를 연계해 개발 체계를 통합함으로써 그룹 차원의 기술적 기반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AVP본부와 42dot, 그리고 모셔널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기술 벨트는 대규모 모델 및 데이터 인프라 중심의 기술 고도화를 가속화하는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