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어, 외래어, 외국어… 우리의 언어적 다양성은 넓어지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순수한 우리말의 사용은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삼국시대에는 고유어로 된 지명이 흔했지만 신라의 경덕왕 때부터 한자 이름으로 변경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쳐 한자어 지명이 퍼지면서 우리말의 지명은 점차 사라져갔다. 20세기 초에는 일제의 통치로 고유어 지명조차 행정상의 이유로 사라졌다.
하지만 현대에도 아직 순우리말로 된 지명들이 존재하며, 새로운 지명도 만들어지고 있다.
경기도의 비리고개, 여덜미, 충청남도의 소나뭇골, 구드래, 서울의 한가람로, 바우뫼로, 벚꽃로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세종시는 행정구역뿐만 아니라 공원, 학교 등의 시설명도 순우리말을 사용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말로 된 지명들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지역 사회의 자부심과 문화유산을 강조하기 위해 순우리말 지명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순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은 언어적으로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말은 한국 사람들의 공통된 언어이자 문화적인 유산이기도 하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우리가 매일 보지만 알아차리지 못했던 순우리말인 지하철역 이름 속 순우리말에 대해 알리는 ‘이번 역은 순우리말입니다.’캠페인을 시작한다.
서울(1호선, 4호선, 경의중앙선), 매봉(3호선), 당고개(4호선), 버티고개(6호선), 연신내(3호선, 6호선), 독바위(6호선) 등 20개 이상의 역이 역 이름 안에 순우리말을 품고 있다.
우리가 매번 지나는 역의 이름이 순우리말이었다는 사실과 그 이름의 유래를 알아가며 순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포스터, 홍보 동영상, 카드 뉴스의 형태로 널리 알려나갈 예정이다.
또한 우리가 늘상 지나는 역이 순우리말이었다는 사실을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지하철 역사 내 혹은 방송 등의 방법으로 시민에게 소개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청원을 울림 국가 정책 청원 사이트를 통해 정부 정책 담당자에게 건의할 계획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