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근 “MBK 오만방자” 직격…이억원 “홈플러스 사태 심각히 보겠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김남근 의원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사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신속한 제재를 촉구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사안을 심각하게 보겠다”며 MBK의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한 엄중한 대응 가능성을 내비쳤다.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관경고 이상의 중징계도 배제하지 않고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 후보자는 “결과를 아직 본 게 아니다”라고 답했지만, 사안의 엄중함을 강조하며 MBK 문제를 가볍게 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국회 서면질의 답변에서도 “PEF(사모펀드)의 일부 행태가 시장과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투자자·근로자·채권단 모두에게 피해를 입힌 MBK를 직접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MBK의 행위에 대해 행정제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제재 수위는 기관주의, 기관경고, 영업정지, 등록취소 순으로, 기관경고 이상의 처분이 내려질 경우 국민연금을 포함한 투자자들이 MBK를 위탁운용사에서 배제할 수 있다.
금감원은 MBK가 홈플러스 인수 과정에서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양도하면서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친 행위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MBK에 발송된 검사의견서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MBK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김남근 의원은 “전임 금융위원장이 검찰 수사 핑계를 대며 MBK를 제재하지 않아 홈플러스 줄폐업 사태가 현실화했다”며 “금융당국의 소극적 대응이 MBK의 오만방자한 행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원장에 취임하면 철저히 제재하라”고 압박했다.

김현정 의원 또한 “MBK는 홈플러스 회생절차 직전 사기성 채권 발행으로 고발됐다”며 “RCPS 상환권 조건이 홈플러스 측에 유리하게 바뀌면서 국민연금이 큰 손해를 봤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2015년 MBK의 홈플러스 인수 당시 총 6121억원을 투자했다. RCPS에 5826억원, 보통주에 295억원을 넣었으며, 이후 배당금과 리파이낸싱으로 약 3131억원을 회수했지만 남은 약 3000억원은 회수 불투명한 상황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