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생성형 AI 도입을 통해 상담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있다. 사진제공 |제주항공

제주항공이 생성형 AI 도입을 통해 상담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있다. 사진제공 |제주항공


제주항공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과 경영진의 직접 참여를 양 날개 삼아 ‘소비자 중심 항공사’로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한 운송 서비스를 넘어, 고객의 사소한 불편까지 챙기는 디테일 경영으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제주항공은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AI 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 사각지대를 없애고, 경영진이 주관하는 회의체를 통해 고객의 목소리(VOC)를 정책에 즉각 반영하는 등 전사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3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접수된 총 3301건의 고객 문의 중 99.7%인 3292건을 처리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높은 처리율의 배경에는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가 자리 잡고 있다. 제주항공은 매월 경영진이 직접 참여하는 ‘고객경험개선회의체’를 가동 중이다. 이 자리에서는 접수된 주요 VOC 현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실질적인 개선안을 도출해 현장에 즉시 적용한다. 단순한 민원 처리를 넘어 고객 중심 경영의 밀도를 높이려는 시도다. 제주항공은 이미 2023년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획득했으며, 항공기 동체와 탑승권 등에 인증 마크를 부착해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198개 국 언어 장착한 AI ‘하이제코’
제주항공은 국적 항공사 최초로 생성형 AI 챗봇 ‘하이제코(HI JECO)’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연중무휴로 가동되는 하이제코는 198개 국 언어를 지원해 상담 시간과 언어 장벽을 동시에 허물었다. 특히 AI의 고질적 문제인 ‘할루시네이션(거짓 정보 생성)’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검증된 데이터만 학습시켜 답변의 신뢰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성과는 수치로 증명된다. 올해 11월까지 전체 상담의 약 32.8%에 달하는 15만 1400여 건이 고객센터 운영 외 심야·새벽 시간대에 하이제코를 통해 해결됐다. 상담원이 퇴근한 시간에도 고객의 불편을 해소했다는 의미다. 외국어 상담 이용 건수 역시 1월 900여 건에서 11월 9000여 건으로 10배 가까이 폭증하며, 글로벌 고객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서비스 전 과정에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개선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