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조 그룹인 경우 팀 멤버 중 한 명이 주목을 받으며 인기를 모으는 경우가 더러 있다. 부가킹즈가 그랬다. 팀 멤버 바비킴이 부가킹즈를 무려 10년동안 주도했다. 그래서 이런 현상에 발끈(?)한 또 다른 멤버 주비트레인, 간디가 ‘부가킹즈’다운 음악을 선보이겠다고 바비킴 색을 줄인 3집 ‘더 메뉴’를 내놓았다. 앨범 타이틀은 원래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뜻에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이었지만 총 16트랙에 담긴 개성 있는 노래의 맛을 재미있게 표현하자는 의미로 ‘더 메뉴’라고 지었다. 잘 차려진 힙합 음식들로 상다리 부러지게 만들었다는 부가킹즈를 만났다.
(부가킹즈가 차린 메뉴의 순서대로 이야기를 풀었다)
○ 싸이렌(작곡 바비킴, 작사 간디, 주비 트레인)
부가킹즈는 3년 만에 싸이렌을 켜고 요란하게 돌아왔다.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타이틀곡 ‘싸이렌’이 각종 온라인 차트에서 20위권으로 단숨에 진입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부가킹즈는 “너무 바빠서 확인을 못 했다”고 오히려 놀라워 했다. 방송 활동 안 하고 이렇게 잘 나가기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더니 바비킴은 “바비킴 스타일이 아니라 부가킹즈 스타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못 박았다.
○ 언클부가(작곡 Nuoliunce, 작가 바비킴, 간디, 주비트레인)2001년 데뷔해 올 해로 8년차, 음악을 한 지는 10년차에 들어선 이들은 어느새 서른을 넘긴 아저씨(Uncle)가 됐다. 앨범 첫 번째 곡 ‘언클부가’는 지나간 청춘에 대한 한탄과 나이가 들어도 철들지 않는 본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0년간 힙합 음악을 한 이들이 어느새 나이가 들었다는 한탄(?)을 담은 것이다.
간디는 “어떻게 지내다 보니 팀의 막내가 31세”라며 주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는 “나이가 들어도 젊은 힙합 음악을 한다는 거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특유의 진지한 말투로 소감을 말했다.
올해로 36세가 된 바비 킴은 “명절 때마다 ‘결혼은 언제 하냐’ ‘수입은 어떠니’라며 친척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며 “‘언클부가’를 들으면 나도 공감한다”고 했다.
○ 카사노바(작곡 개코, 작사 간디, 주비 트레인)
결혼 얘기가 나오자 자연스럽게 여자 이야기로 넘어갔다. 이제 결혼할 시기가 훌쩍 지났지만 아직 좋은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외모의 느낌이 왠지 카사노바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우직한 사랑을 한다는 바비킴은 “어떤 사람들은 내가 결혼해서 애가 있는 줄 안다”며 허탈해 했다.
올 해 이들의 목표는 3집 앨범 대박과 더불어 평생 옆에 있어줄 배필을 만나는 게 아닐까.
바비킴은 “나는 (2004년 솔로 가수로 성공한 후) 인생이 시작한 지 4년 밖에 안 된다”며 “아직 음악에 푹 빠져있다”고 손사래 쳤다. 간디 역시 “결혼을 하면 현실적으로 바뀐다”며 여유가 없다고 한다. 가장 카사노바다운 인물로 꼽힌 주비 트레인은 “생긴 건 무서워도 의외로 귀엽다”며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결혼하려면 멀었구나∼!’
○ 밝은 세계로(작곡 바비킴, 작사 바비킴, 간디, 주비 트레인)
‘ 밝은 세계로’는 밑바닥 인생에서도 밝은 내일이 올 거라는 내용의 노래. 부가킹즈는 “우리는 밑바닥이었기 때문에 계단을 밟고 올라올 일만 남았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바비킴은 “2001년 부가킹즈의 앨범이 망해서 우리의 앞길을 알 수 없었다”며 “앨범을 내고 활동하는 지금이 밝은 세계”라고 말했다. 주비 트레인은 “조용필 선배처럼 40주년, 50주년 못 할 거 뭐 있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머리 희끗희끗한 셋이 모여서 힙합을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아들들이 아버지 무대도 보러 오고”라고 웃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