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카레인“인디음악살리는‘만원의용기’내주세요”

입력 2008-11-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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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다. 편안하다. 유쾌하다. 그런데 음악 얘기가 나오면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해진다. 최근 2집 ‘보드카 플레이버’를 발표하고 타이틀곡 ‘100퍼센트’로 활동을 시작한 인디밴드 보드카레인(안승준(보컬), 주윤하(베이스), 이해완(기타), 서상준(드럼)). 보드카레인의 음악은 멤버들의 분위기와 꼭 닮아있다. 크라잉넛처럼 시끄럽지도, 장기하처럼 독특하지도 않다. 친숙한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사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는다. ‘100퍼센트’나 ‘걷고 싶은 거리’처럼 일상을 중얼거리는가 하면, 때론 ‘초고층 서커스’로 사회를 비판하며 주류와 비주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다. “유재하, 조규찬, 김현철 선배의 음악을 듣고 자라서 그런지 기본적으로 서정적인 음악을 좋아해요.(웃음) 인디 음악이라고 하면 흔히 메탈을 떠올리는데 사실 80∼90년대에도 전 세계적으로 멜로디 위주의 록이 주류였어요. 팀을 결성할 때 한국에 멜로디 위주의 록이 많이 없으니 우리가 지향하는 음악을 극대화하자 한 거죠.(윤하)” ‘멜로티컬한 록’을 내세운 보드카레인은 팀을 결성한 2005년 ‘SKY 인디그라운드 페스티벌’에서 단번에 우승하며 ‘인디영웅’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이후 ‘인디의 메카’ 홍대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지난해 발표한 정규 1집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정규앨범을 선보였다. 오버그라운드로 진출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정규 2집의 초도물량을 매진시키며 저력을 과시했다. 다른 인디밴드들에 비해 빠른 시간에 고속 성장을 했다. 이에 대해 그들은 “다양한 창구가 발달한 까닭”이라고 비결을 밝혔다. “요즘에는 채널도 다양해졌고 블로그나 유투브 등 1인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통로가 많이 생긴 것 같아요. 특히 제 전공이 디자인이다 보니 셀프프로모션을 기획한 거죠.(승준)” 과거에 비해 저변이 넓어졌지만 아직도 인디밴드에 대해서는 선입견이 존재한다. ‘사회에 부정적이다’ ‘독특하다’ ‘마니악하다’ ‘어렵다’ 등 장막을 한 겹 드리우고 바라본다. 보드카레인은 “인디음악을 즐기려면 뮤지션, 대중, 미디어가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일단 뮤지션들이 대중과 접점을 찾아야죠. 공연만 할 게 아니라 앨범을 발표해서 대중에게 음악을 알릴 필요가 있어요. 미디어는 이익만 추구하지 말고 다양한 창구를 열어놓고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하는 노력이 필요하겠죠.(승준) 인디음악을 즐기려면 표를 사서 공연장을 찾아야하는데 그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아요. 하지만 소비가 없으면 새로운 콘텐츠도 생산되기 어렵거든요. 투자라는 느낌으로 ‘1만 원의 용기’를 내주셨으면 좋겠어요.(상준)”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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