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홍보차방한한‘싸이보그그녀’아야세하루카

입력 2009-05-0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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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그녀’에 매료돼 곽재용 감독과 손잡은 일본 배우 아야세 하루카.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엽기적인 그녀’에 매료돼 곽재용 감독과 손잡은 일본 배우 아야세 하루카. 그녀는 “한국 감독에게 일본의 여배우가 약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부상까지 참았다”고 털어놓았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사이보그처럼강한여성동경”
“말도 안돼! …. 사랑해주세요. …. 하나, 둘 , 셋…?” 일본의 청춘스타 아야세 하루카는 어설프지만 힘을 주어 우리말로 웃었다. 이번이 네 번째 한국 방문. 하지만 일정이 짧아 제대로 뭘 즐길 여유가 없었던 탓에 한국말을 제대로 익힐 수가 없었던 그녀는 그래도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미소지었다. 14일 개봉하는 영화 ‘싸이보그 그녀’에서 아야세는 한국어 대사를 몇 마디 읊조린다. 그 중 하나가 “말도 안돼!”이다. 느닷없이 나타난 사이보그 소녀가 자신의 남자친구를 구해내지만, 그녀는 먼 미래 남자친구가 만들어 과거 속으로 보낸 존재다. 미래의 시간, 자신과 똑같이 닮은 사이보그가 전시된 사실을 안 그녀는 한국인 소녀로 잠시 분해 역시 과거 속으로 다시 날아가 남자친구를 만난다. 한 마디로 1인 3역을 연기해낸 셈이다. 아야세 하루카는 일본 드라마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백야행’, ‘호타루의 빛’ 등을 통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청춘 스타다. 최근 개봉한 영화 ‘히어로’와 ‘매직아워’ 등으로도 낯익다. 그런 그녀가 ‘싸이보그 그녀’의 홍보 프로모션차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해 ‘해피 플라이트’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가한 이후 6개월 만이다. 그녀는 ‘싸이보그 그녀’를 통해 ‘엽기적인 그녀’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의 곽재용 감독과 호흡했다. 해외 감독과 처음으로 작업한 것이자 스크린의 당당한 주역으로 첫 작품인 ‘싸이보그 그녀’에 아야세 하루카는 만족해했다. “대사를 잘 잊어 감독님이 ‘깜박쟁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는 아야세 하루카는 촬영 도중 조명대에 부딪혀 콧대가 부어오르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얼굴에선 눈물이 줄줄 흐르는데도 “아프지 않다”며 촬영을 이어간 그녀는 “한국 감독에게 일본의 여배우가 약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 애써 참았다”며 웃는다. “스스로에게 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었다.” 아야세 하루카가 곽 감독과 함께 작업한 것은 ‘엽기적인 그녀’를 보고 그 매력에 흠뻑 빠졌던 덕분이다. 겉으로는 강하지만 속으로는 한없이 여린 ‘엽기녀’의 모습을 보고 전지현을 좋아하게 됐다는 그녀는 자신 역시 “강한 여성상”을 그린 곽 감독의 영화에 기대를 걸었다. 이런 기대는 지난해 닛칸스포츠가 주는 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일본영화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는 야마지 후미코상에서 신인상을 받게 하는 결실을 안겨 줬다. 그녀는 “주연도 하고 상도 받고 기쁨이 두 배였다”고 추억한다. ‘백야행’의 악녀처럼 앞으로도 한 번쯤은 한 번 더 “폭력적이거나 악한 캐릭터도 연기하고 싶다”는 그녀는 “촬영장에 지각할 것 같을 때 빨리 달려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이보그가 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진짜 지진이 일어나거나 하면 나도 누군가를 구할 수 있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답도 이어졌다. 그런 순수한 미소를 드러내는 그녀에게 영화 속에서처럼 남자친구와 애틋한 사랑을 나눠본 적이 있는지 물었다. “연애 감정은 가져봤지만 애절한 사랑은 아직 해보지 않았다. 그런 사랑은 아플까봐 싫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젊으니까 기회는 많지 않을까?” 이렇게 말하며 환한 웃음을 건네는 아야세 하루카가 우리 나이로 올해 스물넷의 청춘임이 실감났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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