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성폭행현장,행인들‘나몰라라’

입력 2009-10-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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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리치먼드 고등학교에서 15세 여학생이 행인들이 구경하는 가운데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수사를 위해 경찰차가 학교 밖에 주차된 모습.

美15세소녀, 2시간넘게폭행당해…신고는커녕구경만…사진유포설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15세 소녀가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데도 행인들이 구경만 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다고 CNN 등 외신이 28일 보도했다.

토요일 캘리포니아 주 리치먼드 고등학교에서는 홈커밍 댄스파티가 열렸다. 파티에 참석했던 한 여학생은 집에 돌아가려고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버지에게 가던 중이었다. 여학생은 도중에 반 친구를 포함한 한 무리의 남학생들을 만났고, 이들은 여학생에게 술을 권하며 함께 어울렸다. 남학생들은 여학생이 어느 정도 취하자 폭행하기 시작했고 의식을 잃자 집단 성폭행까지 했다.

경찰은 4∼7명의 남학생이 범행에 가담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여학생이 성폭행 당하는 현장을 사진에 담기도 했다고 밝혔다. 가해자는 19세의 남학생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성년자로 알려졌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사건 현장에 구경꾼들이 가득했다는 것. 피해자가 2시간 반 가량 폭행을 당했지만 주변에 있던 10여 명의 행인들은 도와주기는커녕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 ‘구경꾼’들이 휴대전화로 폭행 장면을 담아 인터넷에 올릴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리치먼드 경찰서의 담당 경찰관은 “목격자들은 가해자를 더욱 흥분시키고 범행을 지속하도록 도와준 셈”이라고 말했다.

결국 현장을 벗어난 ‘구경꾼’ 중 한 명이 사건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한 시민이 우연히 듣고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하의가 벗겨진 채 의식을 잃고 방치되어 있던 피해자를 찾을 수 있었다. 피해자는 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당시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파티가 진행되는 동안 학생들의 신변 보호를 위해 경찰관 4명과 수 명의 교사를 배치했으며, 파티가 끝난 후 학생들이 모두 귀가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난 곳이 워낙 후미진 곳이라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가해자 중 19세, 15세 남학생을 폭력 강간 성폭행 혐의로 체포했으며 나머지 가해자를 찾기 위해 2만 달러의 보상금을 걸었다.

누리꾼들은 ‘구경꾼들도 같은 범죄자다. 같이 처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에디트|김아연 동아일보 기자·정보검색사 ayk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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