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승연 “온종일 젖 물리다보니 ‘드라마 폐인’ 됐어요”

입력 2009-11-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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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출산”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로 꼽은 이승연은 엄마와 아내, 연기자의 세 가지 역할로 활기찬 일상을 보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결혼과 출산”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로 꼽은 이승연은 엄마와 아내, 연기자의 세 가지 역할로 활기찬 일상을 보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모유수유 비하인드 스토리
“관리 많이 해야죠. 아기를 위해서….”

여자는 살면서 여러 호칭을 갖게 된다. 엄마란 타이틀은 보다 특별한 것 같다. 자신의 이름 석자가 아닌 ‘누구 엄마’로 어느 새 익숙하게 불리듯이 어쩌면 여자는 엄마가 되면서 ‘스스로 다시 태어나는’ 걸지도 모른다.

엄마가 된 이승연 역시 그랬다. 외모로는 여전히 이승연이 분명 맞지만 전혀 다른 누군가를 대하는 느낌. 그런 점에서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정확히 말하면 이승연이 아닌 ‘아람이 엄마’라고 볼 수 있다. 약속 시간보다 10분 정도 늦게 도착한 그녀와 나눈 첫 인사부터 변화는 느껴졌다.

“(아기를) 재워놓고 오느라….”

자리에 앉으며 내쉰 짧은 한숨에선 엄마이자 아내이자 또 연예인 이승연으로 하루를 삼등분해 바삐 살아가는 ‘활기’가 묻어났다. 출산 전과 견주어 크게 다를 것 없는 겉모습. 이승연은 “에이 설마”라고 손사래를 치며 “본격적인 관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아이를 위해서”란 이유를 달았다. 아기와 몸매 사이에 도대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이제 엄마를 알아볼 시기잖아요. 아기한테 예뻐 보이고 싶어요. (웃음) 가슴이 설레고…아기와 연애하는 기분이에요, 요즘.”

늦은 출산이 가져온 현실적인 고민도 솔직히 털어놨다. 아기가 학교에 갈 때쯤 “(엄만) 오지 말라고 하면 어쩌나.” 엄마는 몸매 관리도 온전히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



아기는 누굴 닮았을까. 이승연은 “이래서 엄마는 팔불출이 될 수밖에 없다”고 크게 웃으며 “모든 엄마는 제 자식이 세상에서 가장 예뻐 보이는 법”이라고 했다.

그녀는 자신이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로 “결혼과 출산”을 꼽았다. 그녀는 적령기라는 것을 화두로 올리며 “중요한 것은 생물학적 나이가 아닌 마음의 움직임”이라는 의미 있는 말을 던졌다.

“결혼은 마음과 마음의 결합이 아닐까요. 교감의 상대를 먼저 혹은 조금 늦게 만나게 됐다는 차이일 뿐이겠지요.”

뒤늦은 출산 또한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이승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TV에서 본 다큐멘터리를 말하기 시작했다.

“아기를 못 가져서 고생하는 사연이었죠.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실은 힘들었습니다. 제 인터넷 홈페이지에 아기를 갖고 싶은 많은 여성들이 글을 보내요. ‘희망을 가졌다, 다시 노력해보겠다.’ 저도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출산 후 모유 수유가 화제가 되면서 부지불식간에 이승연은 ‘모유 홍보대사’처럼 돼버렸다. 그런 직책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라는 듯 미소로 화답하며 그녀는 “모유수유가 연기에도 적잖은 도움이 된 것 같다”는 특이한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모유 수유하면서 거의 모든 TV 드라마를 보게 됐어요. 열혈 모니터 요원이 된 셈이죠. 내가 한창 연기를 할 때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게 보이더라고요. 다시 일을 다시 하게 되면 모유수유하며 드라마 보는 모든 엄마들을 위해 열심히 해야겠다, 그런 생각해요.”

그녀와 비슷한 또래 여자 연기자들의 활약이 유독 두드러지는 요즘 방송가다. 그렇다면 이승연은 그런 그들을 지켜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선덕여왕’의 고현정은 “얄밉다는 생각이 들 정도”, ‘내조의 여왕’ 김남주는 “살아있다”는 독특한 관전평을 늘어놓던 그녀.

“드라마 ‘내조의 여왕’은 정말 탐나더라고요. 글쎄요, 저라면 터프한 ‘내조의 여왕’으로 표현되지 않았을까요. 가끔 이것(주먹)도 나가는? 하하.”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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