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대받은 영화 ‘시’의 이창동 감독이 “시험을 치르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 영화전문지 할리우드리포트가 영화제 기간 발행하는 16일자 소식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창동 감독은 “개인적으로 경쟁부문 진출에 좀 복잡한 감정이다. 마치 시험을 치르는 기분이고, 사람들이 내 작품을 칸이 선택해주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적지않은 부담을 피력했다.
이창동 감독은 2000년 ‘박하사탕’이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었고, 2007년에는 ‘밀양’으로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또 2009년에는 심사위원으로 참석하는 등 칸 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특히 올해는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이 개막전부터 ‘시’에 호평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시’의 수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프레모 위원장이 만족해하는 것 같아 보였지만, 그는 그렇게 (칭찬을)한다. 위원장의 말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인사치레로, 격려의 의미로 한 발언일 수 있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새 영화의 소재를 시로 한 것에 대해 “보통 영화를 만들 때,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시는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소재다. 몇 해 전 시골마을에서 어린 소녀가 청소년들에게 윤간을 당한 사건을 일어난 적이 있다. 그 사건은 청소년문제, 우리사회의 미래, 도덕적 문제 등 여러 문제들이 중첩된 사건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를 영화로 만들 생각을 하게 됐다”며 영화 제작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이어 “일본 여행 중 한 호텔에서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조용한 뉴에이지 음악이 배경으로 흐르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왜 사람들은 더 이상 시를 읽지 않을까 생각하며 영화를 기획하게 됐다”고 했다.
차기작을 묻는 질문에 이 감독은 “몇개의 아이디어가 있지만 아직 모른다. 만약 이번 영화가 많은 손실을 낸다면, 내가 영화 제작을 계속해야 되는지 확신할 수도 없다. 내 다음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리란 약속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파리에 머물고 있는 이창동 감독은 18일 칸을 방문하며, 19일 공식 상영회에 참석한다.
한편 할리우드 리포트는 이날 두 페이지에 걸쳐 ‘사요나라 이츠카’ ‘사이보그, 그녀’ 등 한국과 일본의 합작영화 트렌드를 소개했다.
칸(프랑스)|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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