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장혜진 “황금기 90년대 음악 되살렸죠”

입력 2010-09-2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데뷔 20년 만에 첫 리메이크 앨범을 발표한 ‘90년대 디바’ 장혜진.

■ 데뷔 20년만에 첫 리메이크 앨범 ‘가려진 시간 사이로’ 발표 장혜진

옛노래 아닌 세련된 음악으로 재해석
향수병 걸리게했던 ‘애청곡’ 음반에
감성적인곡 있어야 다양한 장르 공존

‘칼날 같은 가창력’ ‘마력 같은 호소력’으로 불리던 장혜진이 데뷔 20년 만의 첫 리메이크 앨범 ‘가려진 시간 사이로’를 16일 발표했다.

윤상의 ‘가려진 시간 사이로’, 김종국의 ‘한 남자’, 김현철의 ‘끝난건가요’, 김민종의 ‘왜’, 이승훈의 ‘비오는 거리’ 등 친숙한 다섯 곡의 노래가 그녀 특유의 섬세한 감수성으로 다시 태어났다. 모두 남성가수의 노래이고, ‘한 남자’를 제외하고 90년대 발표된 것들이다. ‘한 남자’는 장혜진이 미국 버클리 음대서 유학하던 2004년, 향수병에 걸리게 했던 애청곡이어서 이번 음반에 담았다.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어요. 가요의 황금기였던 90년대 정서가 잊혀지는 게 안타까웠죠. 그때의 음악을 잘 몰랐던 젊은 세대들에게 단순히 ‘옛 노래’가 아닌 세련된 음악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원곡이 사랑받았던 이유가 있을 것인데, 원곡만큼 좋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장혜진은 “어려운 작업인데 괜히 했다 싶은 생각도 들기도 했다”고 그동안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자신에게 맞는 ‘키’를 찾기 위해 가녹음을 하고, 그 노래를 바탕으로 편곡하느라 다시 녹음했다. 그리고 최종 편곡된 노래에 맞춰 또 노래를 부르는 등 곡당 최소 3번 이상의 녹음과정을 거쳤다. 번거로웠지만 그런 수고를 아끼지 않은 덕분에 그녀 표현처럼 “더욱 섬세한 음악”이 탄생했다.

장혜진은 원곡의 멜로디에 충실하면서도 편곡으로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타이틀곡 ‘가려진 시간 사이로’는 원곡보다 템포가 조금 빠른 퓨전재즈로 재해석했다. 새로운 듯하면서 익숙한 느낌을 준다. 원래 어쿠스틱 기타 반주인 ‘비오는 거리’는 컴퓨터 미디 음악으로 재탄생됐다.

한때 리메이크곡 붐이 일면서 ‘상업성을 노린 기획앨범’이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90년대 음악이 없었다면 지금의 음악도 없었다”는 장혜진은 “요즘은 아이돌 음악에 너무 쏠려 있어 90년대의 감성과 노력들이 모두 가려져버렸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지금도 90년대 감성의 음악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 시적인 가사에 감성적인 곡들이 많았고, 다양한 장르가 공존했던 그때 황금기가 다시 왔으면 좋겠어요. 90년대 음악은 화려한 뷔페 같아 골라먹는 재미가 있었는데, 지금은 인스턴트식품만 많아져 대중이 그것 밖에 먹을 줄 모르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요.”

그래서 앨범 제목 ‘가려진 시간 사이로’는 ‘아이돌 음악에 가려진 90년대 음악으로의 귀환’의 의미가 더해지는 듯하다. 가수 활동 20년 만에 처음 리메이크곡을 부른 장혜진은 한국 정서에 맞는 이지 리스닝 재즈가 다음 목표다.

“재즈가 어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함께 작업할 스태프들을 구하느라 고민이 많지만, 팀이 결성만 되면 언제든 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는 돼 있어요.”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워너뮤직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