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울지마 엄마…미안해 내 딸” 母女 상처 보듬는 추억여행

입력 2011-0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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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엄마”엄마와 딸.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면서도 상처를 주거나 받기도 쉬운 사이다. ‘엄마와 2박3일’은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사랑해 엄마”
엄마와 딸.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면서도 상처를 주거나 받기도 쉬운 사이다. ‘엄마와 2박3일’은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 KBS2 감동다큐 ‘엄마와 2박3일’

오늘 3회…엄마 재혼 반대한 딸 사연
“난 절대 엄마처럼 못살아, 아니 안살아!”

어린 시절 바보 같이 희생하는 엄마를 원망하던 딸은 시집을 간 후부터 조금씩 엄마가 가여워지기 시작한다. 속으로 수없이 ‘엄마처럼은 안살거야’를 외쳐 보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여자가 아닌 엄마가 되면서 조금씩 이해하고, 또 닮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KBS 2TV ‘엄마와 2박3일’은 엄마와 딸이 함께 떠나는 감성 로드 다큐멘터리다. 지난해 추석 특집으로 방송된 후 호평을 받은 ‘엄마와 딸’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1부는 결혼 1년차 새내기 주부인 딸과 엄마가 제일 행복했던 시절을 찾아 부산으로 떠나는 여행이 방송됐다. 딸은 어린 시절 어려워진 집안 형편 때문에 다방을 운영하던 엄마에 대한 원망과 한 때 자살 시도를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으며 서로의 마음을 감싸 안았다.

2부에서는 1남 3녀의 형제 관계에서 큰 언니와 남동생, 막내 여동생 사이에 끼여 제대로 된 엄마의 관심을 받고 자라지 못한 둘째딸과 엄마의 여행기가 그려졌다. 마흔이 넘은 딸은 여전히 서먹한 엄마와의 여행에서 힘겹게 마음의 상처를 꺼내고, 하염없이 흐르는 엄마의 눈물을 닦으며 “엄마, 울지마. 지금은 엄마를 이해할 수 있어. 그때는 내가 몰랐어”라는 말로 원망도 함께 닦아 냈다.

‘엄마와 2박3일’의 감동은 남다른 사연과 함께 진행자와 내레이션에서도 빛을 발한다.

진행을 맡은 KBS 이승연 아나운서는 2008년 결혼한 뒤 지난해 딸을 출산하고 ‘엄마와 2박3일’로 복귀했다. 지난해 4월 첫 딸을 출산해 엄마의 딸, 한 남자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가 된 그의 경험담도 가슴 뭉클하다.

1회와 2회에서 각각 엄마와 딸의 내레이션을 맡은 베테랑 연기자 김영옥과 김혜옥, 안연홍과 김혜영의 목소리는 출연자들이 차마 입으로 하지 못한 얘기들을 대신 전하며 애잔한 감동을 더했다.

‘엄마와 2박3일’ 제작진은 “딸과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사실은 너무 가깝기 때문에 상처를 주기도 쉽고, 받기도 쉽다. 2박3일의 여행을 통해 해묵은 감정을 솔직하게 얘기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기를 바라는 의도에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처음으로 엄마와의 생애 첫 여행을 조심스럽게 계획하는 딸들의 사연들이 하나 둘 씩 쌓이고 있다.

‘엄마와 2박3일’은 그 동안 “엄마, 우리 다음주에 2박3일로 가까운 온천에나 다녀올까?”라는 한 마디를 못 꺼내던 딸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22일 방송할 3회에서는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혼자 세 딸을 키워야 했던 엄마와 엄마의 재혼을 극구 반대했던 막내딸이 자신의 결혼을 앞두고 혼자가 될 엄마와 떠나는 여행이 방송된다.

사진제공|KBS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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