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에서 ‘선덕여왕’까지 MBC ‘월화사극 흥행 신화’를 이을 것인지 여부로 기대를 모았던 ‘계백’의 한 장면. 그러나 시청률 10%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제공|MBC
MBC의 ‘월화사극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많은 제작비를 들인 ‘계백’(극본 정형수·연출 김근홍)이 현재 전체 36부작 가운데 3분의1이나 방송했는데도 아직까지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MBC는 ‘주몽’부터 ‘이산’ ‘선덕여왕’ ‘동이’까지 월화 드라마로 편성한 사극이 잇따라 히트했다. 하지만 이런 성공 신화가 이제 ‘계백’에서 깨질 위기를 맞고 있다.
7월25일 시작한 ‘계백’은 12회를 방송한 8월30일까지 시청률이 10%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 자릿수 시청률로 출발했던 초반보다는 다소 올랐지만 드라마가 중반으로 접어든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계백’은 백제의 대표적인 장수 계백(이서진)과 의자왕(조재현)의 감춰진 관계를 조명한 첫 드라마로 기대를 모았다. 사극에서 자주 등장하지 않던 인물들을 다룬데다 ‘다모’에서 호흡을 맞춘 정형수 작가와 이서진의 만남으로도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드라마는 회를 더할수록 이야기의 긴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시청자의 눈높이가 높아질 대로 높아졌는데도 전쟁 장면의 짜임새가 약하고 인물들의 선·악 구조 역시 불분명한 점도 시청률 침체의 원인으로 꼽힌다.
방송 후반부에 시청률이 오르는 사극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계백’의 현재 상황을 보면 40%를 넘나든 2009년 ‘선덕여왕’이나 30%대를 유지한 지난해 ‘동이’의 성적에는 크게 못미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이달 중순부터는 더 힘겨운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SBS가 김수현 작가의 멜로드라마 ‘천일의 약속’을 방송하고, KBS 2TV 역시 슈퍼주니어 최시원 주연의 해양 드라마 ‘포세이돈’으로 월화드라마 경쟁에 뛰어든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