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이 사는 법 “이름 빼고 다 바꿔”

입력 2011-10-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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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재킷 메인.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원더걸스 등 잇따라 컴백 채비
소녀시대, 글로벌 음악 추구 후크송 NO!
원더걸스·시크릿, 기존 이미지 탈피 변신


“바꿔야 산다.“

올 가을 음악 팬들의 모으고 있는 ‘걸그룹 대전’의 화두다. 가을에 접어들면서 카라, 브라운아이드걸스(이하 브아걸),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 한국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대형 걸그룹들이 잇달아 컴백하고 있다.

각 팀마다 음악 색깔도, 무대 이미지도 다르지만 공통점은 그동안 자신들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것마저 주저없이 바꾸는 변화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전과 비슷한 음악과 콘셉트로는 앞서갈 수 없다는 절박감이 이런 변화를 선택하게 하고 있다.

최근 2년 만에 4집 ‘식스센스’로 컴백한 브아걸은 전 앨범에서 보여준 섹시함을 앞세운 댄스그룹에서 팀 출범 초기의 모습인 보컬그룹으로 회귀했다. 당초 ‘여자 브라운아이드소울’을 표방했던 브아걸답게 이번에 ‘돌고래 창법’이라 불리는 고음의 보컬로 반전을 꾀했다. 춤도 섹시함보다 절도 있는 군무를 보여준다.

브아걸 멤버 가인은 최근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컴백을 앞두고 ‘브아걸은 또 전자음의 댄스음악이겠지, 섹시한 춤을 추겠지’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 그 예상을 깼다는 것이 가장 기뻤다”며 차별화에 만족함을 드러냈다.

걸그룹 인기를 주도하는 소녀시대는 ‘탈 후크송’을 선언했다. 그동안 아이돌 그룹의 음악은 대부분 강렬한 전자음 위에 훅(후렴구)이 반복되는 멜로디의 노래가 특징이었다. 소녀시대도 ‘지’나 ‘오’ 같은 후크송으로 한국은 물론 아시아 시장까지 석권했다.

하지만 소녀시대는 이번에 아시아를 넘은 유럽과 미주 등 세계시장에서도 사랑받는 글로벌한 음악을 만든다는 목표로 신곡 작업을 했다. 이에 따라 소녀시대는 마이클 잭슨의 ‘데인저러스’의 프로듀서 테디 라일리와 손잡고 ‘더 보이즈’를 완성했다. 노랫말 또한 소녀의 수줍은 사랑 고백이 아닌 남성들에게 힘을 주는 내용이다.

각각 10월, 11월 컴백하는 시크릿과 원더걸스도 마찬가지다. 아직 구체적인 변화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이들 역시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보여줄 예정이다. ‘샤이보이’ ‘별빛달빛’ 등 주로 부드러운 음악을 보여줬던 시크릿은 기존의 분위기와 상반되는 음악을 준비했다. 원더걸스 역시 박진영의 진두지휘 아래 새로운 스타일의 노래를 들려줄 예정이다. 원더걸스의 이번 신곡은 미국의 케이블 채널 틴닉의 TV영화 ‘원더걸스 앳 디 아폴로’에 삽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크릿 소속사 TS엔터테인먼트 측은 “걸그룹들의 경쟁이 극심한 상황에서 전과 비슷한 음악으로는 살아남지 못한다”면서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려면 매번 변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5일 발매할 예정이던 소녀시대의 새 앨범 ‘더 보이즈’는 9월30일 당초 계획보다 열흘 정도 늦춘 10월 중순으로 그 시기가 연기됐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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