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1990년 미국 뉴욕서 분단 이후 첫 남북한영화제

입력 2011-10-10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무척 예쁘다.”

배우 장미희에게 이 같은 찬사를 전한 사람은 북한 영화인이었다. 조선영화문헌고 총지배인 박순태가 그 주인공. 북한 여배우 오미란은 장미희와 대화를 나누며 “남북한 영화인들이 함께 영화를 만들게 될 날”을 기원했다. 1990년 오늘, 미국 뉴욕에서 남북한영화제가 열렸다. 분단 이후 45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강대선 한국영화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비롯해 배우 신성일, 윤일봉, 태현실, 장미희 등이 남측 영화계를 대표하며 뉴욕에서 북한 영화 관계자들을 만났다. 북측에서는 엄길선 조선예술영화촬영소 부총장, 인민배우 오미란, 홍영희 등이 참가했다. ‘수탉’ ‘우묵배미의 사랑’ 등 7편의 남한 영화와 ‘도라지꽃’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 등 북한 영화 7편이 상영됐다. 특히 오미란과 홍영희는 뛰어난 미모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홍영희는 장미희가 출연한 ‘적도의 꽃’ ‘깊고 푸른 밤’ 등을 봤다며 “평양으로 초청해 함께 영화를 하고 싶다”는 희망도 전했다. 장미희와 홍영희는 남북한 관계자들과 함께 한 오찬 자리에서 ‘아리랑’을 합창하며 통일을 염원하기도 했다. 남북 화해무드 속에서 열린 첫 남북한영화제는 그러나 이후 계속되지 못하는 아쉬움으로만 남았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트위터 @tadada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