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현 “공주의 애달픈 삶에 내 가슴도 아팠다”

입력 2011-10-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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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공주의 남자’에서 비련의 경혜공주 역을 맡아 뛰어난 열연으로 ‘홍수현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홍수현.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공주의 남자’ 홍수현, 경혜공주를 떠나보내며…

그분의 슬픔까지도
공감 가게 연기하고 싶어
역사책 읽으며 캐릭터 공부

연기인생 10년만에 이런 관심 처음…‘수고했다’ 보상받는 기분
‘시청자에게 감동주는 배우’ 10년전 목표는 여전히 진행중이에요


“아찔하면서도 참 달콤한 꿈을 꾼 것 같아요.”

KBS 2TV 수목드라마 ‘공주의 남자’를 통해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연기자 홍수현(30). 그는 “연기를 한지 10년이 됐지만 이렇게 뜨거운 반응은 처음”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홍수현은 ‘공주의 남자’에서 동생 단종이 왕위를 빼앗기고 남편 정종(이민우) 마저 수양대군에게 죽음을 당하면서 노비로 전락하는 비련의 경혜공주 역을 맡았다.

“실존 인물이고 처음과 끝의 운명이 너무나 달라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역사책을 읽고 캐릭터를 공부하면서 그가 겪었을 일들을 떠올리니 마음이 계속 짠하더라고요. 적어도 그 분께 누가 되지 않게 연기하고 싶었어요. 슬픔까지도 시청자의 공감을 받을 수 있게요.”

하지만 8월 초 지방 촬영을 위해 이동하다 당한 교통사고는 그에게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든 고비였다. 갈비뼈 골절상으로 몸을 가두기도 힘들었지만 그런 고통도 자신이 맡은 역할 안에 녹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는 달콤했다. “10년 동안 연기를 했는데 이런 관심과 칭찬은 처음인 것 같아요. 순수하게 연기만 보고 좋아해주시는 거라서 감격스럽고요. ‘10년 동안 수고했다’고 말해주시는 것 같아 연기 인생을 보상받은 기분이에요.”


● “시청자 감동시키는 배우, 여전히 진행중”

그를 만나기 전 그가 2001년 KBS 주말 드라마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어’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후 동아일보와 했던 인터뷰가 생각났다. 당시 신인임에도 당돌한 어조로 “시청자를 감동시키는 배우가 되고 싶다”던 그에게 10년이 지난 지금의 생각을 물었다.

“지금도 그 생각에 변화는 없어요. 달라진 게 있다면 예전보다는 인기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는 거예요. 인기를 쫓는다는 의미는 아니고요. 아무래도 인기가 있으면 상대적으로 더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더라고요.”

스무 살에 연기를 시작해 이제 서른에 접어든 그는 ‘배우’ 홍수현과 ‘여자’ 홍수현 사이에서의 고민도 솔직히 털어놨다.

“어렸을 때는 연기로 인정받는 게 가장 행복했어요. 무조건 연기를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컸고요. 그런데 이제는 제 삶도 중요하더라고요. 미래의 남편, 미래의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자 홍수현의 삶도 조금씩 그려보려고요.”

작품 속의 도도하고 새침한 이미지와는 달리 홍수현은 “일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무신경하고 평소에는 털털하고 재미있는 성격”이라고 자신의 성격을 소개했다.

그래서 그는 다음에 연기할 인물은 지금과는 조금 달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청순가련한 연기는 많이 보여드렸잖아요. 재벌남의 도움을 받아 시련을 극복하는 캔디형 캐릭터 말고 삶을 주도하는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인물을 연기해 보고 싶어요.”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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