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락 “웃길 수 있다면 □도 할 것”

입력 2012-0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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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보이’ 최양락입니다” 개그맨 최양락은 ‘네가 하는 개그가 제일 웃겨’라는 말을 평생 듣고 싶다고 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채널A ‘개그스타’ 최양락

“죽을 때까지 웃기고 싶어요.”

온라인에서 개그맨을 가리키는 신조어중에 ‘뼈그맨’이 있다. ‘뼛속까지 개그맨’이라는 뜻이다. 베테랑 개그맨 최양락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절로 ‘뼈그맨’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는 1980∼90년대까지 각종 개그 프로그램을 넘나들며 ‘개그 황제’로 군림했다. 90년대 말 개그 프로그램의 인기가 주춤할 때는 개그가 아닌 예능프로그램 진행자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다.

이런 그가 요즘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개그시대’를 통해 정통 콩트 개그의 부활을 선언하고 나섰다. 최양락은 “웃기는 게 무엇인지 ‘똑바로’ 보여 주겠다”며 요즘 ‘물 만난 고기’처럼 종횡무진이다. ‘개그시대’에서는 ‘락락락 쇼’ ‘개그클래식’ ‘명예의 전당’ 등 무려 고정코너가 3개나 된다.

“올해로 코미디 생활 31년째에요.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서 웃기기가 여간 어렵지 않네요. 옛날에는 90% 이상 내가 아이디어를 냈는데, 요즘엔 PD, 작가, 후배들과 나눠서 해요. 개그 전성기 때만 생각하고 ‘최양락’이라는 이름의 기대치만 높아 고민을 많이 하게 되네요.”
● 올해 51세, 웃기기 위해서라면 ‘레고머리’도 불사

그는 남을 웃기기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다. 31년째 지켜온 그의 개그 철학이다.

“나이가 있다고 쉬운 개그만 고집하면 안돼요. 요즘 개그맨들은 어려운 장면을 하지 않으려고 해요. 몸을 사리면 개그가 아니죠. 최근 한 코너에서 넘어지고 엎어졌더니 담에 걸렸어요. 아직도 그 후유증으로 약을 먹어요. 순간에는 아파도 그 장면 덕분에 재미있으면 그만이니까요.”

그에게 가장 눈길이 먼저 가는 곳은 머리스타일. 마치 어린이 장난감 ‘레고 인형’의 머리처럼 잘랐다.

“제 나이가 쉰하나에요. 이런 머리 스타일하기 쉽지 않죠. 웃기다고 하니까 스타일을 바꾸고 싶은데 바꿀 수가 없어요. 또 중요한 것은 이 머리 때문에 코너도 자꾸 생기니까요. 하하하. 농담이 아니라 40년 된 장인이 일자로 정확하게 잘라줘요. 고난도 기술이죠.”
● 이경규와 데뷔 동기…“우리 경쟁은 아직 전반전”

인터넷 검색창에 ‘최양락’을 치면 연관 검색어로 ‘이경규’가 나온다. 거기에 ‘이경규를 질투한 최양락’이라는 설명까지 나온다.

최양락과 이경규는 1981년 MBC 1회 개그콘테스트 출신이다. 지난해 한 방송에서 최양락이 2010년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탄 이경규에 대해 “관심도 없다”고 장난스럽게 대답한 것이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라이벌’이라는데, 콘테스트에서는 내가 1등 대상을 받고, 이경규는 8등 인기상을 받았어요. 초반 10년은 내가 앞섰죠. 그러다가 이경규는 ‘몰래카메라’로 떴고, 이후 콩트 개그가 사라지면서 전세가 바뀌었죠. 아직 전반전이에요. 승부가 끝난 게 아니죠. 이경규와 내가 다른 점은 나는 ‘개그’를 한다는 것이에요.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이 그거니까 이제 승부를 다시 시작해야죠. 하하하.”

최양락은 이름 앞에 방송인, 진행자라는 타이틀 보다 개그맨이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리고 평생 그렇게 불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떤 장르라도 코믹한 요소만 있다면 모두 해요. 10년째 진행하는 라디오에서도 ‘코믹보이’라고 소개를 하죠. 방송하면 다 방송인이죠. 나는 영원한 개그맨이에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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