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은 영화에서 ‘음치’ 연기를 위해 두달 동안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당일 콘티만 확인하고 찍는내내 즐기듯 연기
두 달간 보컬 트레이닝까지 받았지만 핀잔만
영화 제목이 ‘음치클리닉’인데다 극중 캐릭터 역시 음치에 박치이니, 실제로도 그런지 궁금했다.
“난 나름 열심히 부르는데 듣는 사람들은 웃더라.” 목소리 자체가 저음이어서 그렇다는 변명 아닌 변명으로 웃음 짓는 박하선(25). MBC 드라마 ‘동이’에 함께 출연해 우정을 다진 동료 이광수마저 “노래 부르지 말라”며 핀잔했단다.
“그래도 술 한 잔 마시면 고음도 제법 올라간다.” 그러니 짝사랑하는 남자를 위한 ‘음치 탈출’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에 박하선은 맞춤한 연기자다. 촬영 전 두 달 동안 보컬 트레이닝까지 받았다는 박하선은 “영화 속에 정말 노래 잘 하는 장면도 있다. 그 장면 역시 실제로 내가 노래를 부른 것이다”고 말한다. 관객은 이 장면에서도 웃음을 터뜨린다니, 박하선은 음치 여성의 로맨스를 그린 영화의 여주인공으로서 역할을 다한 셈이 된다.
마치 제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박하선은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보여준 털털함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시트콤에서 보여준 지나친 애교 때문일까. 여성 팬이 줄어들고 대신 남성 팬이 많아졌다”며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묘한 표정인 박하선은 이번 영화로 “보통 여성의 털털함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촬영 당일 콘티(대략의 장면 설정과 대사 등이 기록된 촬영 순서표)만 확인하고 즐기듯 카메라 앞에 나섰다. “사전에 준비를 하면 할수록 기계적이 되더라”고 돌이킨 그는 영화 출연작이 항상 경쟁 코미디 영화에 흥행면에서 뒤졌다며 “대체 코믹한 장면은 어떻게 촬영을 하는 건지 궁금했다”면서 선택의 배경 한 가지를 들려줬다. 영화 ‘댄싱퀸’을 보고 기분이 좋아져 도전의식이 발동한 것도 또 다른 배경이 됐다.
이제 20대 중반을 지나면서 그는 “20대로 살아가는 건 아깝지 않은데, 3∼4개월을 일하지 않고 쉬는 건 아깝다”면서 역시 의욕을 드러냈다. 어느 순간 연기가 일로 다가온 적도 없지 않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니만큼 이젠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이후 “놀 공간이 없어진 느낌” 속에서 시간을 보내다 영화 촬영현장의 카메라 앞에서 욕심을 찾아냈다는 박하선은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 새로운 힘을 얻었으니 내년엔 더 큰 욕심으로 달려가야겠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tadada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