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 “철저한 분석…김예림 말버릇까지 파악했다”

입력 2013-07-09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예림(오른쪽)의 성공에는 그를 하나부터 열까지 분석한 윤종신의 예리한 눈이 있기에 가능했다. 사진제공|SBS·미스틱89

■ ‘올라잇’ 김예림 성공으로 본 제작자 윤종신의 흥행법칙

1. 성격 등 분석 후 데뷔 방향 설정
2. 김예림 장점 중저음 살린 프로듀싱
3. 두터운 인맥 투입…홍보 차별화도

‘슈퍼스타K3’ 출신 김예림의 데뷔곡 ‘올라잇’이 한 달째 멜론 10위권에 머물면서 그를 배출한 ‘제작자 윤종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김예림의 성공에 가요계에서는 “윤종신이 제작자로서 잠재력을 드디어 터트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실 윤종신은 이미 2001년 하림을 통해 음반제작을 시작했다. 그러나 하림은 2004년 2집을 발표한 후 가수 활동을 중단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12년 미스틱89라는 레이블을 설립하고 하림, 조정치와 함께 신치림을 결성하며 다시 ‘제작자’로 변신했다. 그리고 올해 김예림을 데뷔시키면서 두 번째 신인가수를 ‘론칭’했다.

윤종신은 음반 제작자로서 프로듀싱과 마케팅 감각을 김예림 음반을 통해 꽃피우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는 ‘흥행의 과학’이 숨어 있다.

윤종신은 먼저 김예림이 누군지 철저히 파악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설정하는 것으로 프로듀싱을 시작했다. 작년 가을부터 김예림과 여러 소재로 대화를 나누고 시간을 보내면서 그의 성격, 사고방식, 취향 등은 물론 말버릇까지 파악해 노랫말에 반영했을 만큼 섬세하게 공을 들였다. 또래들보다 생각이 깊고, 말수가 적으며 시크한 성격을 가진 김예림에 대해 ‘뭔가 다른 모호한 스무살’로 규정하고, 그 모호한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시크한 스무살의 표상으로 창조해내면서 차별화에 성공했다.

윤종신은 중저음에 강한 김예림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켰다. 김예림은 싱어송라이터가 아니며 고음에도 약하다. 눈에 띄게 예쁘거나, 글래머는 더더욱 아니다. 윤종신은 개성 넘치는 목소리가 가장 잘 녹아들 수 있는 곡을 선택했다. 윤종신이 만든 ‘올 라잇’은 김예림의 중저음이 가장 빛날 수 있는 음역대를 공략, 댄스나 일렉트로닉이라고 말하기도 모호한 ‘레트로 팝’의 낯선 장르를 탄생시켰다.

20년 넘는 음악 생활을 해오며 쌓은 인맥을 김예림의 앨범에 투입한 윤종신은 TV홍보도 남달랐다. 김예림과 한 번도 토크쇼 등에 동반출연하지 않는, 이른바 ‘투 채널’ 홍보방식을 택했다. ‘슈퍼스타K’ 출신 중 데뷔와 동시에 지상파 3사 음악방송에 모두 출연한 경우는 김예림이 처음일 정도로 윤종신의 ‘예능파워’도 극대화했다.

윤종신은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가을부터 미스틱89 소속인 가수 박지윤과 언더그라운드에서 활약하던 퓨어킴의 음반을 차례로 내놓는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