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핑크스푼
나쁜 아이들(배드키즈)이라더니 영 딴판이다. 스케줄이 없을 때는 소소하게 소풍을 간다. 걸그룹 배드키즈(모니카 봄봄 지나 연지 은주)의 일상은 이미지와 180도 달랐다. 반전의 연속이었다.
“그룹명 ‘배드키즈’는 직접 지었어요. 악동처럼 강한 느낌도 나고 입에 착착 감기더라고요. ‘걸스’라는 이름은 많잖아요.”
이들의 데뷔곡 ‘귓방망이’는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박자에 맞춰 퍼지는 호루라기 사운드가 마치 새벽 1시의 클럽을 연상케한다. 포인트 안무는 옆 사람의 볼을 때리는 ‘귓방망이춤’과 핫한 클럽 댄스 ‘시루떡춤’이다.
“이런 이름의 곡을 받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센 단어라 걱정이 되기도 했죠.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우리만의 색깔을 잘 담은 곡이더라고요.”
리더 모니카-연지(오른쪽). 사진제공|핑크스푼
● 연습생 기간만 평균 4년…“아이돌 안했으면 여군 됐을 것”
5명이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은 아니다. 오디션을 통해 모인 멤버들이 연습생으로 보낸 세월은 평균 4년. 그동안 같이 꿈을 키운 친구들은 하나둘씩 에이핑크와 애프터스쿨 등으로 데뷔했다. 8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한 모니카는 “불확실한 미래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이겨냈다”고 털어놨다.
연지는 “전공이 군사학과라 아이돌이 되지 않았다면 아마 여군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 은주 봄봄은 일찍이 가수의 꿈을 품고 음악 관련 전공으로 진학했다. 지나는 “사실 중학교 때까지는 육상선수였다”며 “‘아육대’(아이돌스타 육상 양궁 풋살 컬링 선수권대회)에서 실력을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데뷔 전 아찔한 위기…비자 사건에 멤버 부상까지
배드키즈는 공식 데뷔를 하기도 전에 갖은 풍파를 겪었다. 무대 경험을 쌓기 위해 중국으로 떠났다가 비자 문제로 범죄자 취급을 받은 적도 있다.
“당시 멤버들의 비자를 넣은 가방이 분실되는 바람에 5시간 동안 심문을 당했어요. 20명이 넘는 경호원과 공안이 우리를 둘러쌌죠.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 결국 밖에 나가 보지도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후에 다시 비자를 받아서 갔죠.”
최근에는 최고와 최악의 순간을 같은 날에 겪었다. 배드키즈는 “한 대학교 행사에 갔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노래를 다 따라 부르더라. 정말 짜릿했다”며 “포토타임 때는 관객이 한순간에 우르르 몰려서 관계자가 철수시킬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포토타임 중 포즈를 취하다 지나의 손이 꺾이는 부상을 입었다. 그 후 게릴라 공연에서는 신발에 걸려 넘어지기까지 했다.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갑자기 ‘꺅’하는 비명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옆을 봤더니 지나가 안 보이더라고요. 순간 철렁했죠.”(모니카)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흥분한 멤버들과 달리 지나는 “넘어진 후 바로 일어나 춤을 췄다”며 “끝나고 보니 심하게 다쳤더라. 파스와 찜질로 수습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지나-봄봄-은주(맨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핑크스푼
● ‘썸’타고 싶지만 사랑보다 일…목표는 신인상
멤버 모두 한창 연애하고 싶을 20대 초반이다. 이상형을 물으니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가수 이승기, 배우 김수현, 하정우, 박해일과 이정재를 언급했다.
“마음속으로는 연애하고 싶죠. 하지만 지금은 일이 더 중요하니까 쉬고 있어요. 계약서에는 없지만 대표님과 구두로 ‘연애 금지’를 약속하기도 했고요. 나중에 때가 되면… 해야죠.”
연애 욕구도 접고 기다려온 데뷔. 배드키즈는 “아직까지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어리둥절하고 묘한 기분”이라며 “포털 사이트에 우리 이름이 나오는 것도 신기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퍼포먼스에 그치지 않고 저희의 다양한 끼와 매력을 보여드릴게요. 청순이나 섹시 콘셉트도 언젠가 해보고 싶어요. 열심히 활동해서 신인상도 꼭 받고 싶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