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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th BIFF] 박유천-최민식, 해운대 뜨겁게 달군 ‘바다 사나이’

입력 2014-10-07 10: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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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최민식(오른쪽). 동아닷컴DB

박유천-최민식(오른쪽). 동아닷컴DB

팬들은 ‘보이는 라디오’에 열광한다. 스타의 목소리뿐 아니라 얼굴까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생생한 ‘보이는 인터뷰’가 왔다. 비공개로 진행되던 스타 인터뷰가 카페를 벗어나 해운대 백사장에서 펼쳐졌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맞아 한국영화기자협회와 영화제는 ‘오픈토크-더 보이는 인터뷰’를 공동기획했다. ‘해무’ 박유천과 ‘명량’ 최민식 등이 오픈토크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1000여 명의 영화팬들과 바닷바람을 함께 느꼈다.

오픈토크 첫 주자는 박유천. 그는 3일 ‘배우의 탄생, 박유천’이란 주제의 오픈토크에서 스크린 데뷔작 ‘해무’에 대해 “이 작품을 통해 영화의 매력을 많이 느꼈다. ‘연기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에 대해서는 “주위 시선 때문에 힘들었다. 내가 연기를 해야하는지 대중이 필요성을 못 느낀다면 서글픈 거 아니냐. 그런 압박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가수라서 좋은 점도 있다. 연기를 하면서 오히려 음악을 많이 듣게 됐다”며 “감정도 잘 잡히고 분위기를 이끌어내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JYJ 멤버 김준수와 김재중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연기력 비교에는 멤버들을 공동 1위에 올리고 스스로 꼴찌를 택해 눈길을 끌었다. ‘변호인’의 임시완을 ‘연기돌’ 라이벌로 지목하고 자신의 매력을 “목소리․넓은 어깨․올라간 속눈썹”이라 꼽는 등 솔직한 입담으로 매력을 발산했다.



이날 백사장은 행사 전부터 박유천을 보기 위해 모인 팬들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일부 팬들은 전날 밤부터 모래바람과 뜨거운 햇살을 이겨내며 자리를 지켰다고. 일본에서 온 여성과 10년 넘게 ‘박유천바라기’라는 남성은 박유천에게 직접 질문을 하며 애정을 과시했다.

팬들은 박유천의 작은 손짓과 말 한마디에도 격한 함성으로 반응했다. 박유천은 팬들에게 보답하는 듯 “영화도 드라마도 많이 찍고 싶다. 내년 초에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도록 미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배우 박유천이 3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열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해운대(부산)|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배우 박유천이 3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열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해운대(부산)|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4일에는 배우 최민식이 ‘이순신이 된 연기신, 최민식’이라는 주제의 오픈토크에 참석했다. 행사에 앞서 사회자들은 최민식의 필모그래피를 열거했다. ‘쉬리’ ‘해피엔드’ ‘올드보이’ ‘악마를 보았다’ ‘신세계’ 그리고 ‘명량’ 등 소개에만 5분 이상이 걸릴 정도였다.

오픈토크에서 최민식은 걸걸한 목소리로 연기와 영화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그의 진지한 모습에 관객석 곳곳에서는 “역시 최민식” “명장은 다르다”는 탄성이 쏟아졌다.

최민식은 관객 1800여 명을 동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영화 ‘명량’의 흥행 이유를 관객에게 돌렸다. 그는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며 “관객들 가슴 속에 잠들어 있던 이순신 장군이 다시 깨어나서 이룬 기록”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최민식은 “‘명량’은 제작진의 최선의 결과”라면서도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도 있다. 드라마적인 부분에서 장군님의 인간적인 갈등을 끌어내고 싶었는데 많은 한계에 부딪혔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마의 2시간’을 넘어가면 관객들이 지루해한다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1시간 정도 더해서 러닝타임이 3시간이었으면 좋았을 듯”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할리우드 진출작 ‘루시’에서 호흡을 맞춘 스칼렛 요한슨에 대해 “그 양반, 아니 그 친구는 평범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처음 만날 때 청바지 차림에 화장도 안 하고 왔더라. 그런데 아담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보통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최민식은 “마주보고 연기할 때 스칼렛 요한슨이 끝까지 내 눈을 따라와 주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 연기에만 몰두하는 일부 몸값 높은 스타들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최민식의 뜨거운 고백이었다. 최민식은 “연기는 내 인생, 삶이 돼버렸다”며 “연기를 더 제대로 하고 싶은데 무서워진다”고 털어놨다.

그는 “관객들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극장에 온다. 나는 직업배우니까 관객들에게 문화적 서비스를 돌려줘야 한다”며 “그것을 직시하는 순간 너무 무섭더라”고 말했다.

최민식은 “믿을 것은 내 자신 밖에 없더라. ‘어떻게 일하느냐’에 대해 고민을 하면서 스스로 재무장한다”고 밝혔다.

‘명량’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그 용기는 백 배, 천 배로 커진다”는 대사처럼 연기 고충을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이겨낸 것. 데뷔 25년차 배우의 솔직한 모습에 팬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휘몰아치는 모래바람과 거센 파도소리도 그를 응원하는 듯했다.

해운대(부산)|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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