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잭맨은 1일 오후 일본 도쿄 더 페닌슐라 호텔에서 진행된 영화 ‘팬’ 한국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극 중 나태주와 내가 싸우는 장면이 안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액션 신이 있었다면 내 이미지가 망가질 뻔 했다”면서 “어떤 액션 신을 두고 내가 ‘어렵다’고 했는데 나태주가 금방 해내더라. 대단한 친구다”라고 칭찬했다.
옆에 있던 조 라이트 감독은 “무술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처음 만났다. 나태주는 연기력과 무술 실력을 겸비한 다재다능한 친구더라. 어떻게 인간의 신체로 저런 것을 해낼 수 있나 싶은 것을 해내서 정말 놀랐다”고 거들었다.
또한 그는 나태주의 트램펄린 액션 신에 대해 “CG 없이 연기했다. 그런데 태주의 액션이 너무 빨라서 카메라가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렇게 빠른 액션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조 라이트 감독은 “액션으로는 흠잡을 것 없이 기대 이상으로 해냈다”면서 “그러나 타이거 릴리를 안아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소년처럼 너무 부끄러워해서 그 장면을 찍기 힘들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다시 마이크를 든 휴 잭맨은 “나태주가 가로로 봉에 매달린 신도 와이어도 CG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팬’은 ‘해리 포터’ 제작진이 만든 새로운 판타지 어드벤처로 꿈과 희망 모험의 아이콘인 소년 ‘피터팬’의 탄생 이전의 이야기를 담은 프리퀄(prequel)이다.
먼저 ‘엑스맨’ 시리즈와 ‘레미제라블’의 휴 잭맨은 이번 작품에서 악역 ‘검은 수염’으로 등장한다. 검은 수염은 네버랜드를 장악한 악당으로 피터팬과 운명을 건 대결을 펼친다. 휴 잭맨은 이 역할을 위해 과감히 삭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검은 수염에게 대적하기 위해 훗날 피터팬이 되는 ‘피터’와 그를 돕는 ‘후크’가 힘을 합친다. 이 만남은 친구였던 두 사람이 이후 적이 되는 계기가 된다. 신예 리바이 밀러와 가렛 헤드룬드가 각각 피터와 후크 선장 역할을 맡았다.
또한 ‘밀레니엄’ ‘소셜 네트워크’의 루니 마라는 검은 수염이 이끄는 해적들에게 맞서기 위해 요정들과 힘을 합치는 네버랜드의 원주민 공주 ‘타이거 릴리’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을 선보인다. 더불어 한국 배우 나태주가 이 원주민 부족 최고의 전사로 등장한다. ‘레미제라블’에서 휴 잭맨과 호흡을 맞춘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베일에 싸인 비밀의 존재인 피터의 엄마로 함께했다.
‘피터팬’은 영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제임스 메튜 배리(James Matthew Barrie)의 동화에서 시작해 애니메이션과 영화, 뮤지컬, 소설 등 다양한 대중문화로 수없이 재탄생했을 정도로 남녀노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캐릭터다.
이번 작품의 연출은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 ‘안나 카레리나’ 등의 영화로 우아한 감성을 인정 받은 조 라이트 감독이 맡았다. ‘팬’은 올 10월 8일 2D와 3D 등 다양한 상영 버전으로 개봉할 예정이다.
도쿄(일본)=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